저 멀리, 파도가 철썩이는 바닷가에 아주 작은 오두막집이 한 채 있었어요. 그곳에는 마음씨 착한 어부와 그의 아내가 살고 있었죠. 그런데 어부의 아내는 조금 욕심이 많았답니다.

어느 날, 어부가 낚시를 하러 바다에 갔어요. 한참을 기다린 끝에 낚싯대가 휘청! 커다란 넙치 한 마리가 잡혔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넙치가 말을 하는 거예요! "어부님, 저는 사실 마법에 걸린 왕자랍니다. 저를 살려주시면 은혜는 잊지 않겠어요." 마음씨 착한 어부는 깜짝 놀랐지만, 넙치를 다시 바다로 보내주었어요.

집으로 돌아온 어부가 아내에게 이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어요. "아니, 여보! 그런 신기한 물고기를 그냥 보내주다니요! 당장 가서 예쁜 오두막집이라도 달라고 하세요!" 어부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다시 바닷가로 갔어요.

"넙치야, 넙치야, 바다의 왕자님! 제 아내가 소원을 빌고 싶대요."
그러자 넙치가 물 위로 쏙 올라왔어요. "무슨 소원인데요?"
"저희에게 예쁜 오두막집을 주세요."
"알겠습니다. 집으로 돌아가 보세요."
어부가 집에 돌아오니, 낡은 오두막은 온데간데없고 예쁜 새집이 떡하니 서 있었어요!

아내는 처음엔 무척 기뻐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또 불만이었어요. "여보, 이왕이면 더 크고 멋진 돌로 만든 성에서 살고 싶어요!" 어부는 한숨을 쉬었지만, 아내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어요. 다시 바닷가로 간 어부가 넙치를 불렀어요. 이번에는 바닷물이 조금 흐릿했어요.
"넙치야, 넙치야... 제 아내가 이번엔 돌로 만든 성을 원해요."
"알겠습니다. 돌아가 보세요."
집에 가보니, 정말로 웅장한 돌 성이 나타났어요!

성에서 살게 된 아내는 거만해졌어요. "여보, 내가 이 성의 주인이니, 이제 왕이 되어야겠어요!" 어부는 걱정했지만, 또다시 바다로 갔죠. 이번엔 파도가 꽤 높게 쳤어요.
"넙치야... 제 아내가 왕이 되고 싶대요."
넙치는 잠시 말이 없다가 대답했어요. "돌아가 보세요."
아내는 정말로 화려한 옷을 입은 여왕이 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아내의 욕심은 끝이 없었어요. "왕보다 더 높은 황제가 될 테야!" 어부는 이제 정말 무서웠지만, 아내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어요. 바다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었어요.
"넙치님... 제 아내가... 황제가 되고 싶어 합니다."
넙치의 목소리가 조금 지쳐 보였어요. "알겠습니다."
아내는 정말 황제가 되어 금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었죠.

"황제도 부족해! 나는 교황이 될 거야!" 아내가 소리쳤어요. 어부는 거의 울상이 되어 바다로 갔어요. 바다는 온통 검은색으로 변해 무섭게 울부짖고 있었어요.
"넙치님... 제발... 아내가 교황이 되고 싶답니다."
넙치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돌아가 보세요."
아내는 거대한 성당 꼭대기에 앉아 교황이 되어 있었어요.

이제 아내는 해와 달도 마음대로 뜨고 지게 하고 싶었어요. "나는 신처럼 될 거야!"
어부는 두려움에 떨며 마지막으로 바다로 갔어요. 바다는 마치 세상을 삼킬 것처럼 요동치고 있었죠.
"넙치님... 제 아내가... 신처럼... 되고 싶다고 합니다..."
넙치가 조용히 말했어요. "그렇게 욕심을 부리다니. 어서 집으로 돌아가 보세요."

어부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화려했던 성도, 왕관도, 교황의 옷도 모두 사라지고, 예전의 그 작고 낡은 오두막집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어요. 어부와 아내는 다시 예전처럼 가난하게 살아야 했답니다. 너무 큰 욕심은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만든다는 것을 그들은 깨달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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