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리한 하인

    그림 동화
    꼬르륵! 배꼽시계가 요란하게 울리던 오후였어요.
    한 주인님이 하인을 불렀어요. "얘야, 이 돈으로 시장에 가서 맛있는 고기 좀 사 오너라. 오늘 저녁은 고기 파티다!"
    하인은 신이 나서 대답했어요. "네, 주인님! 제일 맛있는 고기로 사 오겠습니다!"

    시장에 간 하인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고기를 샀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하인은 너무 배가 고팠어요.
    "음, 냄새가 정말 좋네. 한 입만 살짝 맛볼까?"
    하인은 고기 한 점을 떼어 입에 쏙 넣었어요. "와! 이렇게 맛있는 고기는 처음이야!"
    한 입이 두 입이 되고, 두 입이 세 입이 되고… 정신을 차려보니, 아이고! 고기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어요!

    하인은 깜짝 놀랐어요. "어떡하지? 주인님께 뭐라고 말씀드리지?"
    그때, 마당에서 야옹거리는 고양이 소리가 들렸어요. 하인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죠.

    빈손으로 돌아온 하인을 보고 주인님이 물었어요. "고기는 어디 있느냐? 내 맛있는 고기 말이다!"
    하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어요. "주인님, 정말 죄송해요! 글쎄, 제가 고기를 들고 오는데, 갑자기 커다란 고양이 한 마리가 쏜살같이 달려와서 고기를 몽땅 물고 도망가 버렸어요!"
    주인님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어요. "고양이가 그랬다고? 내 고기를 전부? 정말이냐?"
    "네, 주인님! 못 믿으시겠다면, 제가 그 고양이를 찾아볼까요? 아마 입가에 고기 기름이라도 묻어있을 거예요!"

    하인은 재빨리 부엌으로 가서 버터 조각을 조금 가져왔어요. 그리고는 마당에 있던 고양이를 살짝 잡아서 코와 입 주변에 버터를 몰래 쓱쓱 발랐어요.
    "자, 주인님! 이 고양이가 범인인 것 같아요!"
    주인님은 고양이를 찬찬히 살펴보았어요. 고양이는 코에 묻은 버터 때문에 낼름낼름 입맛을 다시고 있었죠.
    그 모습을 본 하인이 외쳤어요. "보세요, 주인님! 고양이가 입맛을 다시고 있잖아요! 자기가 먹었다고 인정하는 거예요!"

    주인님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오호, 정말이구나! 이놈의 고양이 같으니라고! 내 맛있는 고기를 다 먹어버리다니!"
    주인님은 고양이를 야단쳤고, 하인은 속으로 웃음을 참았답니다.

    이렇게 똑똑한 (사실은 꾀가 많은) 하인은 맛있는 고기를 혼자 다 먹고도 주인님께 혼나지 않았답니다. 정말 대단한 하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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