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노파
그림 동화
깊고 깊은 숲 속에, 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만큼 빽빽하게 우거져 있었어요. 어느 날, 이 숲길을 지나던 마차 한 대가 그만 쿵! 하고 넘어지고 말았답니다. 마차 안에는 불쌍한 하녀 소녀가 타고 있었는데, 다행히 소녀만 다치지 않고 무사했어요. 하지만 소녀는 너무 놀라 어쩔 줄 몰랐죠. "어떡하지? 여긴 어디일까?"
그때, 하얀 비둘기 한 마리가 포르르 날아와 소녀의 어깨에 살포시 앉았어요. 비둘기는 작은 황금 열쇠를 하나 물고 있었죠. "짹짹! 이 열쇠로 저기 저 나무를 열어보렴." 소녀가 신기해하며 열쇠로 나무 문을 열자, 맛있는 빵과 시원한 우유가 나왔어요! 소녀는 배고픔을 달랠 수 있었죠. 다음 날, 비둘기는 또 다른 황금 열쇠를 가져다주었어요. 그 열쇠로 다른 나무를 열자, 폭신한 침대가 나타났고, 그 다음 나무에서는 예쁜 옷가지들이 나왔답니다. 소녀는 비둘기 덕분에 숲 속에서도 잘 지낼 수 있었어요.
며칠 뒤, 비둘기가 다시 찾아와 말했어요.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주겠니? 이 숲 속에 할머니 한 분이 사시는데, 그 집에 가서 아주 평범하게 생긴 금반지 하나만 가져다주렴. 하지만 조심해야 해. 할머니랑은 절대 말을 섞으면 안 된단다!"
소녀는 용기를 내어 할머니 집으로 향했어요. 집 안은 조금 어둡고 으스스했어요. 할머니는 소녀를 보자마자 이것저것 물어보며 말을 걸기 시작했어요. "아가씨, 어디서 왔니? 이름이 뭐니?" 하지만 소녀는 비둘기의 말을 떠올리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죠.
소녀는 방 안에서 반짝이는 보석 반지들 사이를 살펴보았어요.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수수하고 평범해 보이는 금반지 하나를 골랐답니다. 반지를 손에 쥐고 막 집을 나서려는데, 할머니가 뒤에서 문을 쾅! 하고 닫으려고 했어요. 하지만 소녀는 재빨리 몸을 날려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죠.
소녀는 약속한 나무 아래로 돌아와 비둘기를 기다렸어요.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비둘기는 나타나지 않았어요. 지친 소녀는 나무에 기대어 깜빡 잠이 들고 말았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소녀가 기대고 있던 나무가 스르르륵 변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멋진 왕자님이 되었어요!
왕자님은 소녀에게 활짝 웃으며 말했어요. "고마워요, 용감한 아가씨! 나는 나쁜 마녀의 마법에 걸려 나무가 되었었어요. 당신이 가져온 그 평범한 금반지가 바로 마법을 푸는 열쇠였답니다. 그리고 당신을 도왔던 그 하얀 비둘기가 바로 나였어요."
소녀는 깜짝 놀랐지만, 이내 왕자님과 함께 기뻐했어요. 왕자님은 소녀의 착한 마음씨와 용기에 반했고, 둘은 곧 결혼해서 아름다운 궁궐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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