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새와 곰
그림 동화
햇살 좋은 어느 여름날, 숲 속에서 커다란 곰 아저씨와 작은 굴뚝새 아줌마가 만났어요. 곰 아저씨는 굴뚝새 아줌마의 둥지를 힐끗 보더니 코웃음을 쳤어요.
"흥! 네 아기들은 정말 볼품없구나! 쯧쯧."
굴뚝새 아줌마는 이 말을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났어요.
"뭐라고요? 우리 아기들이 볼품없다고요? 이럴 수가! 당신의 무례함에 대해 전쟁을 선포하겠어요!"
곰 아저씨는 어이가 없었지만, 작은 새의 도전을 받아들였죠.
굴뚝새 아줌마는 하늘을 나는 모든 친구들을 불러 모았어요. 독수리, 매, 부엉이, 참새는 물론이고, 윙윙거리는 벌, 모기, 나비까지 모두 모였답니다.
곰 아저씨도 가만히 있지 않았어요. 숲 속의 네 발 달린 동물들을 모두 불렀죠. 여우, 늑대, 멧돼지, 사슴, 토끼까지 모두 곰 아저씨 편에 섰어요.
전쟁이 시작되기 전, 곰 아저씨는 꾀 많은 여우를 불렀어요.
"여우야, 네가 정찰을 다녀와라. 만약 우리가 이길 것 같으면 꼬리를 높이 들고, 위험할 것 같으면 꼬리를 다리 사이에 숨겨라."
여우는 "알겠습니다!" 하고 굴뚝새 군대가 있는 곳으로 살금살금 다가갔어요.
이 작전을 몰래 엿들은 굴뚝새 아줌마는 작은 말벌에게 특별한 임무를 주었어요.
"말벌아, 여우가 꼬리를 들려고 하면 엉덩이를 따끔하게 쏘아주렴!"
여우는 굴뚝새 군대를 보고는 코웃음을 쳤어요. "에게게, 저 조그만 것들이 뭘 할 수 있겠어?"
그리고는 의기양양하게 꼬리를 번쩍 들려고 했죠. 바로 그때였어요!
"왱!"
말벌이 쏜살같이 날아와 여우의 엉덩이를 콕 쏘아 버렸어요!
"아야야야!"
여우는 너무 아파서 꼬리를 다리 사이에 쏙 감추고는 쏜살같이 도망쳤어요.
이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곰 아저씨와 동물 친구들은 여우가 꼬리를 내린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큰일이다! 여우가 위험하다고 신호를 보냈어! 어서 도망치자!"
곰 아저씨와 네 발 동물들은 모두 겁을 먹고 숲 속으로 뿔뿔이 흩어져 도망가 버렸답니다.
그래서 굴뚝새 아줌마와 아기 새들은 다시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되었어요. 작은 굴뚝새 아줌마는 몸집은 작았지만, 아주 용감하고 지혜로운 새였답니다. 그리고 아무도 다시는 굴뚝새 아기들을 놀리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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