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꾀죄죄한 형제
그림 동화
어느 날, 전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한 군인이 있었어요. 군인은 오랫동안 싸웠지만, 가진 돈은 하나도 없었죠. "이제 뭘 해서 먹고 살지?" 군인은 한숨을 쉬며 숲길을 걷고 있었어요.
그때, 이상한 차림의 남자가 나타났어요. 바로 무시무시한 악마였죠! 하지만 군인은 너무 배가 고프고 지쳐서 악마도 무섭지 않았어요.
악마가 말했어요. "나를 위해 7년 동안 일해주면, 평생 쓸 만큼 많은 돈을 주겠다. 하지만 조건이 있어. 7년 동안 절대로 씻거나, 머리카락이나 손톱을 자르거나, 코를 풀거나, 하느님께 기도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내가 주는 이 초록색 외투를 항상 입고 있어야 해. 어때, 할 수 있겠나?"
군인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어요. "좋아요!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악마는 군인을 자기 집으로 데려갔어요. 그곳에는 커다란 가마솥들이 불 위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었죠. "네 일은 이 가마솥 밑에 불이 꺼지지 않도록 계속 장작을 넣는 것이다. 하지만 절대로, 절대로 가마솥 안을 들여다봐서는 안 돼! 알겠느냐?" 악마는 아주 무섭게 경고했어요.
군인은 매일매일 열심히 불을 지폈어요. 1년, 2년... 시간이 흘러 군인은 머리도 덥수룩하고, 얼굴은 시커멓고, 손톱은 길게 자라 정말 꾀죄죄한 모습이 되었죠. 하지만 약속대로 씻지도, 자르지도 않았어요.
어느 날, 군인은 너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살짝만 보는 건 괜찮겠지?" 군인은 몰래 가마솥 하나를 살짝 열어보았어요. 아이고! 그 안에는 예전에 자기를 괴롭히던 못된 하사관이 펄펄 끓고 있었어요! 군인은 다른 솥도 열어보았죠. 거기엔 심술궂던 병장과 거만하던 소위도 있었어요. 군인은 자기도 모르게 부지깽이로 그들을 쿡쿡 찔렀어요. "잘한다, 잘한다!" 하면서요.
마침 악마가 돌아왔어요. "너, 혹시 가마솥 안을 들여다봤느냐?" 군인은 깜짝 놀랐지만 시치미를 뚝 떼고 말했어요. "아니요, 전혀요! 저는 맡은 일만 열심히 했는걸요." 악마는 군인의 말을 믿는 척했어요.
드디어 7년이 지났어요. 악마가 말했어요. "자, 약속한 7년이 끝났다. 너는 약속을 잘 지켰구나. 이제 이 배낭에 네가 불을 때면서 나온 재를 가득 담아 가거라. 그게 네 보상이다."
군인은 조금 실망했지만, 어쩔 수 없이 재를 배낭에 가득 담았어요. "그리고 이제 가서 깨끗이 씻고, 머리도 자르고, 새 옷도 입어라." 악마가 덧붙였죠.
군인이 숲을 나와 배낭을 열어보니, 이게 웬일일까요! 배낭 속의 재가 전부 반짝이는 황금으로 변해 있었어요! 군인은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죠.
깨끗하게 몸단장을 하고 멋진 옷을 입은 군인은 어느 마을의 여관으로 갔어요. 여관 주인에게는 예쁜 세 딸이 있었죠. 첫째와 둘째 딸은 군인이 돈 많은 신사라는 걸 알자 온갖 아양을 떨었어요. 하지만 막내딸은 조용하고 마음씨가 착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군인의 예전 모습을 상상하며 수군거렸지만, 막내딸은 친절하게 대했죠.
군인은 여관 주인에게 말했어요. "따님 중 한 명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첫째와 둘째 딸은 서로 자기가 선택될 거라고 생각하며 한껏 꾸몄죠. 하지만 군인은 막내딸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저는 이 착한 따님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군인은 배낭에서 황금을 꺼내 여관 주인에게 잔뜩 주었어요. 첫째와 둘째 딸은 질투심에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지만 어쩔 수 없었죠.
성대한 결혼식이 열렸어요. 모두가 행복해하고 있을 때, 갑자기 악마가 나타났어요! "이 군인은 내 것이다! 약속을 어겼으니 내 영혼을 가져가겠다!" 악마가 소리쳤어요. 하지만 군인은 침착하게 말했어요. "나는 약속을 모두 지켰소. 당신은 나를 데려갈 수 없소." 악마는 군인이 정말로 모든 약속을 지켰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무 말도 못 하고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사라져 버렸답니다.
그 후로 군인은 착한 아내와 함께 황금을 쓰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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