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숲 속에 아주 똑똑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여우 한 마리가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여우는 길에서 조용하고 작은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어요.
"안녕, 야옹아!" 여우가 거만하게 말했어요. "넌 위험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몸을 피하니?"
고양이가 부드럽게 대답했어요. "음, 저는 재주가 딱 하나밖에 없어요. 나무 위로 잽싸게 올라가는 거요."
여우는 코웃음을 쳤어요. "고작 그거 하나라고? 나는 말이야, 백 가지도 넘는 꾀를 가지고 있지! 땅굴 파기, 냄새 숨기기, 죽은 척하기... 정말 많아서 다 말하기도 힘들어. 너처럼 단순한 동물은 상상도 못 할걸!"
고양이는 그저 조용히 듣고만 있었어요.

바로 그때였어요! 저 멀리서 사냥꾼과 사냥개들이 나타났어요. "멍멍! 컹컹!" 사냥개 짖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죠.
고양이는 깜짝 놀라 외쳤어요. "어머나, 사냥개들이에요!" 그러고는 쏜살같이 가장 가까운 나무 위로 휙 올라가 숨었어요. 안전한 나뭇가지 위에서 고양이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어요. "여우 아저씨, 어서 그 백 가지 꾀 중에 하나를 써 보세요!"

하지만 여우는 너무 당황해서 어떤 꾀를 써야 할지 몰랐어요. '땅굴을 팔까? 아니면 죽은 척을 해볼까? 아니, 냄새를 숨기는 게 더 좋으려나?' 여우가 이렇게 우물쭈물 망설이는 사이에, 사냥개들이 쏜살같이 달려와 여우를 덥석 물어버렸답니다.

나무 위에서 모든 것을 지켜본 고양이는 혼잣말로 중얼거렸어요. "아무리 많은 재주를 자랑해도, 정작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확실한 재주 하나가 더 중요하구나."

1335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