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린데와 조링겔
그림 동화
햇살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숲 근처에, 요린데와 요링겔이라는 아주 다정한 약혼한 남녀가 살고 있었어요. 둘은 서로를 무척 아꼈고, 곧 결혼할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 있었죠.
어느 날, 요린데와 요링겔은 손을 잡고 숲 속으로 산책을 나갔어요. 새들이 지저귀고 꽃들이 활짝 핀 평화로운 오후였죠. 그런데 그만 이야기꽃을 피우다 너무 깊이 들어와 버렸어요.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자, 둘은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어머, 요링겔, 우리가 길을 잃은 것 같아요." 요린데가 말했어요.
바로 그때, 저 멀리 낡고 어두컴컴한 성이 보였어요. 그 성은 심술궂은 늙은 마녀가 사는 곳이었는데, 마녀는 낮에는 고양이나 올빼미로 변신하고, 밤에는 다시 할머니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만약 누군가 성 가까이 다가가면, 마녀는 그 사람을 꼼짝 못하게 만들고, 예쁜 소녀들은 새로 변신시켜 새장에 가두곤 했답니다.
요린데와 요링겔은 그 사실을 몰랐어요. 그들이 성벽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였어요. 갑자기, 요린데가 노래를 멈추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어요. "요링겔, 나 이상해. 내 목소리가… 새처럼 변하는 것 같아!" 그 순간, 요린데는 정말로 아름다운 나이팅게일 새로 변해버렸어요! 요링겔은 너무 놀라 소리치려 했지만, 몸이 돌처럼 굳어서 꼼짝도 할 수 없었죠.
그때, 마녀 할멈이 스르륵 나타나 나이팅게일이 된 요린데를 잡아서 작은 새장에 넣고는 성 안으로 사라졌어요. 마녀가 사라지자 요링겔은 겨우 움직일 수 있게 되었지만, 사랑하는 요린데를 잃어버려 너무너무 슬펐답니다. 그는 마녀의 성으로 들어갈 수 없었어요.
요링겔은 슬픔에 잠겨 숲 속을 헤매다 양치기 일을 하며 지냈어요. 밤마다 요린데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죠. 그러던 어느 날 밤, 요링겔은 꿈을 꾸었어요. 꿈속에서 아주 특별한 붉은 꽃 한 송이를 보았는데, 그 꽃 가운데에는 반짝이는 진주가 박혀 있었어요. 꿈속의 목소리가 말했죠. "이 꽃을 찾으면 어떤 마법이든 풀 수 있단다."
잠에서 깬 요링겔은 바로 그 꽃을 찾아 나섰어요. 아침부터 밤까지, 꼬박 아흐레 동안 숲 속을 헤맨 끝에, 드디어 꿈에서 본 바로 그 붉은 꽃을 발견했답니다! 꽃잎은 붉고, 가운데에는 아침 이슬처럼 영롱한 진주가 박혀 있었어요.
요링겔은 용기를 내어 붉은 꽃을 들고 마녀의 성으로 갔어요. 신기하게도 꽃을 들고 있으니 성문에 닿아도 몸이 굳지 않았어요. 성 안으로 들어가자 마녀가 낄낄거리며 나타나 독을 뿜으려 했지만, 꽃 때문에 요링겔에게 다가오지 못했어요. 요링겔은 마녀를 지나 수많은 새장이 걸려 있는 방으로 갔어요. 새장 안에는 수백 마리의 새들이 슬프게 울고 있었죠.
요링겔은 생각했어요. '이 많은 새들 중에 어떻게 요린데를 찾지?' 그때 마녀가 몰래 다가와 새장 하나를 들고 도망치려 했어요. 요링겔은 재빨리 다가가 붉은 꽃으로 마녀와 새장을 동시에 살짝 건드렸어요. 그러자 마녀의 모든 마법이 풀리며 마녀는 더 이상 나쁜 마법을 쓸 수 없게 되었고, 새장 속 나이팅게일은 짜잔! 다시 아름다운 요린데로 돌아왔어요!
요린데는 요링겔의 목을 힘껏 껴안았어요. 요링겔은 다른 새장들도 모두 붉은 꽃으로 건드렸어요. 그러자 새장 속의 새들이 모두 예쁜 소녀들로 변해 기뻐하며 밖으로 나왔답니다.
요린데와 요링겔은 다시 예전처럼 행복하게 살았고, 다른 소녀들도 모두 집으로 돌아가 오래오래 즐겁게 지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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