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의 끝

    안데르센 동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오래전에, 아주 용감하고 꿈이 큰 젊은 왕이 살았어요. 이 왕은 온 세상을 자기 발밑에 두고 싶어 했죠. "세상의 모든 땅이 내 것이 되어야 해!" 하고 매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왕은 아주 아주 큰 배들을 잔뜩 만들라고 명령했어요. 뚝딱뚝딱, 쿵쾅쿵쾅! 목수 아저씨들이 밤낮으로 일해서 멋진 배들이 완성되었죠. 돛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았고, 뱃머리에는 용감한 사자 조각이 달려 있었어요.

    드디어 출발하는 날! 빵빠라빵빵! 신나는 나팔 소리와 함께 왕의 함대가 바다로 나아갔어요. "바다의 끝을 찾아서, 온 세상을 정복하러 가자!" 왕은 씩씩하게 외쳤죠. 백성들은 손을 흔들며 왕을 응원했어요.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도 바다는 끝없이 펼쳐져 있었어요. 왕은 조금씩 지루해지기 시작했어요. "음, 바다의 끝은 도대체 어디 있는 거지?" 그때, 저 멀리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섬 하나가 보였어요.

    왕은 신이 나서 배를 섬으로 향하게 했어요. 섬에 도착하니, 하얀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할아버지들이 조용히 앉아 있었어요. 그들은 마치 하늘의 별처럼 깊고 지혜로운 눈빛을 가지고 있었죠.

    왕이 다가가 물었어요. "할아버지, 여기가 바로 세상의 끝, 바다의 끝인가요?"

    한 할아버지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어요. "젊은 왕이여, 바다에는 끝이 없단다. 이 세상은 아주 아주 넓고, 네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있지."

    그리고 할아버지들은 왕에게 밤하늘을 가리켰어요. "저 반짝이는 별들 보이지? 저 별 하나하나가 네가 다스리는 나라보다 훨씬 클 수도 있단다. 그리고 저 별들 너머에는 또 다른 세상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지."

    왕은 할아버지들의 말을 듣고 얼굴이 빨개졌어요.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자신의 꿈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아, 나는 정말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왕은 할아버지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다시 배에 올랐어요. 하지만 이제 왕의 마음은 예전과 달랐어요. 세상을 정복하려는 욕심 대신, 자신의 나라를 더 아름답고 평화롭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죠.

    궁궐로 돌아온 왕은 백성들을 더욱 사랑하고, 지혜롭게 나라를 다스렸어요. 그래서 그 나라는 오랫동안 아주 행복하고 평화로웠답니다. 가끔 밤하늘을 보며 왕은 생각했어요. "세상은 정말 넓고 신비로운 곳이구나!" 하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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