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데마르 다와 그의 딸들
안데르센 동화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어요. 바로 꼬마 친구의 생일이었거든요! 선물 상자 안에는 스물다섯 명의 멋진 양철 병정들이 나란히 서 있었어요. 그런데 딱 한 명, 맨 마지막에 만들어진 병정은 다리가 하나밖에 없었답니다. 양철이 조금 모자랐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이 병정은 다른 병정들처럼 늠름하게 한 다리로 서 있었죠.
병정은 장난감들이 놓인 테이블 위를 둘러보았어요. 그곳에는 종이로 만든 예쁜 성이 있었고, 성문 앞에는 아름다운 종이 발레리나가 한 다리를 높이 들고 서 있었어요. 마치 춤을 추는 모습 같았죠. 병정은 생각했어요. "와, 저 아가씨도 나처럼 다리가 하나인가 봐! 정말 아름답다. 나와 친구가 되면 좋겠다!"
밤이 되자, 다른 장난감들은 모두 잠이 들었지만 양철 병정은 여전히 발레리나 아가씨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때, 갑자기 깜짝 상자에서 짓궂게 생긴 도깨비 인형이 툭 튀어나왔어요. "이봐, 양철 병정! 저 발레리나 아가씨는 넘보지 마!" 도깨비가 소리쳤지만, 병정은 못 들은 척 가만히 있었어요.
다음 날 아침, 꼬마 친구가 창문을 활짝 열었어요. 그때 갑자기 세찬 바람이 휙 불어와 양철 병정은 창문 밖으로 슝 떨어지고 말았어요! 길바닥에 떨어진 병정을 두 명의 남자아이가 발견했어요. "와, 양철 병정이다! 우리 종이배를 만들어서 태워주자!" 아이들은 신문지로 배를 접어 병정을 태우고 길가 도랑물에 띄웠어요.
종이배는 물살을 타고 빠르게 흘러갔어요. 병정은 배 위에서도 꿋꿋하게 서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발레리나 아가씨를 그리워했어요. 갑자기 어두컴컴한 하수구로 배가 쏙 들어갔어요. "어휴, 깜깜해!" 그때 커다란 시궁쥐가 나타나 소리쳤어요. "통행증 내놔!" 병정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죠. 종이배는 점점 물에 젖어 가라앉기 시작했고, 결국 병정은 물속으로 풍덩 빠졌어요.
바로 그때,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가 휙 나타나 병정을 꿀꺽 삼켜버렸어요! 물고기 뱃속은 정말 어둡고 답답했어요. 하지만 병정은 여전히 꿋꿋하게 서 있었답니다. 얼마 후, 물고기는 어부에게 잡혀 시장에서 팔렸고, 놀랍게도 바로 그 꼬마 친구네 집으로 오게 되었어요!
요리사 아주머니가 생선을 자르자, 짜잔! 양철 병정이 다시 나타났어요. 모두들 깜짝 놀랐죠. "세상에, 양철 병정이 어떻게 생선 뱃속에 있었지?" 병정은 다시 장난감 방 테이블 위에 놓였어요. 그리고 저 멀리, 여전히 아름다운 발레리나 아가씨가 보였어요!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그때, 한 아이가 아무 이유 없이 병정을 집어 활활 타는 난로 속으로 휙 던져 버렸어요.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었죠. 병정은 뜨거운 불길 속에서도 꿋꿋하게 서 있었어요. 몸이 점점 녹아내리는 것 같았지만, 발레리나 아가씨를 계속 바라보았죠. 그 순간, 바람이 휙 불어와 종이 발레리나도 나비처럼 훨훨 날아 병정 곁으로 떨어졌어요. 발레리나는 순식간에 불꽃 속으로 사라졌고, 병정도 완전히 녹아내렸어요.
다음 날 아침, 하녀가 난로를 청소하다가 작은 양철 하트 모양과 까맣게 탄 작은 장식 조각 하나를 발견했어요. 그것은 바로 꿋꿋했던 양철 병정과 아름다운 발레리나 아가씨의 마지막 모습이었답니다.
1435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