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늙은 요한네가 들려주는 이야기

    안데르센 동화
    햇살이 창문으로 살금살금 들어오던 어느 날 오후였어요. 요한나 할머니는 뜨개질을 하며 작은 소녀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죠.

    "자, 오늘은 아주 특별한 새 이야기를 해 줄까? 바로 황새 이야기란다."

    소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할머니를 바라보았어요.

    "옛날 아주 먼 옛날, 우리 마을 지붕 위에는 봄마다 황새 가족이 찾아왔단다. 황새 아빠와 황새 엄마는 커다란 둥지를 짓고, 그 안에 소중한 알들을 낳았지. 황새 엄마는 정성껏 알을 품었고, 황새 아빠는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다 주었어."

    "와, 황새 아기들은 귀엽겠어요!" 소녀가 말했어요.

    "그럼, 아주 귀엽지. 그런데 말이다, 그 마을에는 심술궂은 남자아이들이 몇 명 있었어. 그 아이들은 황새 둥지를 보더니 못된 장난을 치고 싶어 했단다. '저 알들을 몰래 꺼내 버리자!' 하고 말이야."

    "어머, 안 돼요!"

    "그래, 정말 못된 생각이지. 그때, 마음씨 착한 페테르라는 남자아이가 그 모습을 보았어. 페테르는 용감하게 나섰지. '얘들아, 그러면 안 돼! 황새들을 괴롭히면 벌 받을 거야!' 하고 소리쳤단다. 하지만 심술궂은 아이들은 페테르를 비웃으며 놀려댔어. '흥, 겁쟁이 같으니라고!'"

    "페테르는 어떻게 했어요?"

    "페테르는 슬펐지만, 황새들을 지키려고 계속 노력했어. 황새 부부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단다. 그리고 페테르의 착한 마음을 똑똑히 기억했지. 시간이 흘러 가을이 되자, 황새 가족은 따뜻한 남쪽 나라로 날아갔어. 페테르는 황새들에게 손을 흔들며 잘 다녀오라고 인사했단다."

    "그럼 황새들은 다시 안 와요?"

    "아니, 다음 해 봄이 되자 황새들이 어김없이 다시 마을로 돌아왔어. 그런데 이번에는 그냥 온 게 아니었단다. 황새들은 아주 특별한 선물을 가져오거든. 착한 아이들에게는 예쁘고 건강한 아기 동생을 물어다 주고, 못된 아이들에게는... 글쎄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죽은 아기 황새를, 또 어떤 이야기에서는 개구리나 뱀을 물어다 준다고 하더구나."

    소녀는 침을 꼴깍 삼켰어요.

    "그 심술궂었던 남자아이들 기억나니? 그 아이들 집에는 정말로 기운 없는 아기 황새 한 마리가 떨어져 있었대. 아이들은 깜짝 놀라고 무서워서 다시는 동물들을 괴롭히지 않았다고 해. 그리고 페테르네 집에는? 아주 사랑스럽고 포동포동한 여자 아기가 태어났단다! 모두들 황새가 페테르의 착한 마음에 보답하려고 예쁜 동생을 데려다준 거라고 수군거렸지. 페테르는 정말 기뻐하며 동생을 아끼고 사랑했단다."

    요한나 할머니는 빙긋 웃으며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었어요. "그러니까 우리 아가도 황새처럼, 그리고 페테르처럼 모든 생명을 아끼고 사랑해야 한단다. 그러면 분명 좋은 일이 생길 거야."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할머니의 이야기가 마음속 깊이 남는 것을 느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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