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씨 책
안데르센 동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ㄱㄴㄷ 책을 만들겠다고 온 동네에 자랑하고 다니는 아저씨가 있었어요.
"나는 말이야, 아주 새로운 ㄱㄴㄷ 책을 쓸 거야! 글자마다 멋진 그림도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넣을 거라고!" 아저씨는 가슴을 쫙 펴고 말했어요.
첫 번째 글자는 'ㄱ'. 아저씨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생각했어요.
"음... ㄱ은 강아지! 그래, 귀여운 강아지가 멍멍 짖는 그림을 그려야지! 'ㄱ'하면 강아지, 꼬리 살랑살랑 강아지!"
다음은 'ㄴ'.
"ㄴ은 나비! 팔랑팔랑 예쁜 나비가 꽃밭을 훨훨 나는 거야. 'ㄴ'하면 나비, 노랑나비 파랑나비!" 아저씨는 손으로 나비 모양을 만들며 신나 했어요.
'ㄷ' 차례가 되자 아저씨는 잠시 고민했어요.
"ㄷ... ㄷ... 아하! 다람쥐! 나무 위에서 도토리를 맛있게 냠냠 먹는 다람쥐! 'ㄷ'하면 다람쥐, 도토리 좋아해 다람쥐!"
아저씨는 신이 나서 계속 책을 만들었어요.
"ㄹ은 라디오! 신나는 노래가 랄랄라 흘러나오는 라디오!"
"ㅁ은 무지개! 비 온 뒤 하늘에 뜨는 일곱 빛깔 아름다운 무지개!"
"ㅂ은 바나나! 원숭이가 좋아하는 길고 노란 바나나!"
"ㅅ은 사자! 어흥! 멋진 갈기를 가진 동물의 왕 사자!"
가끔은 재미있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머리를 긁적이기도 했어요.
"음... ㅇ은 뭘로 하지? 동그라미? 아니, 아니. 아! 안경! 할아버지가 쓰시는 동그란 안경!"
"ㅈ은... 지렁이! 비 오는 날 꿈틀꿈틀 기어가는 지렁이!"
"ㅊ은 치즈! 찍찍 생쥐가 좋아하는 구멍 송송 노란 치즈!"
아저씨는 코를 찡긋하며 또 다른 글자를 떠올렸어요.
"ㅋ은 코끼리! 코가 손인 뿌우 코끼리!"
"ㅌ은 토마토! 동글동글 빨갛게 익은 맛있는 토마토!"
"ㅍ은 파도! 바닷가에서 철썩철썩 시원하게 부서지는 파도!"
"ㅎ은 하마! 입이 아주 큰 하마가 하품을 하아~ 하고 하는 모습!"
아저씨는 매일매일 새로운 생각을 하며 ㄱㄴㄷ 책을 만들었어요. 때로는 조금 엉뚱한 생각도 하고, 혼자 깔깔 웃기도 했지만, 아저씨의 책은 세상에서 가장 신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책이 될 것 같았답니다. 아저씨는 자기가 만든 책을 보며 아주 만족스러워했어요. "이 정도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겠지?" 하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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