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아래의 꿈
안데르센 동화
작은 시골 마을, 커다란 버드나무 아래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답니다. 그 나무 아래에는 크누드라는 남자아이와 요한나라는 여자아이가 살았어요. 크누드는 가난했지만 마음씨 착한 소년이었고, 요한나는 예쁘고 상냥한 소녀였죠. 둘은 마을 어귀 커다란 버드나무 아래에서 함께 노는 것을 가장 좋아했어요. 버드나무 가지가 살랑살랑 춤을 추면, 둘은 깔깔 웃으며 비밀 이야기를 나누곤 했죠.
어느덧 시간이 흘러 크누드와 요한나는 어른이 될 준비를 해야 했어요. 크누드는 요한나와 결혼하고 싶었어요. "내가 훌륭한 구두장이가 되어서 돌아올게! 그러면 우리 함께 살 수 있을 거야." 크누드는 씩씩하게 말했지만, 요한나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어요.
크누드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기술을 배우기 위해 도시로 떠났어요. 요한나는 버드나무 아래에서 매일 크누드를 기다리며 편지를 썼죠. "크누드, 보고 싶어. 버드나무도 네가 그리운가 봐."
도시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어요. 크누드는 밤낮으로 열심히 일했지만, 늘 배고프고 외로웠죠. 그래도 요한나의 편지를 읽을 때마다 힘을 냈어요. "조금만 더 참으면 요한나를 만날 수 있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요한나의 편지는 점점 뜸해졌어요. 크누드는 불안했지만, 애써 괜찮다고 생각하며 구두 만드는 일에만 몰두했죠. 마침내 크누드는 아주 훌륭한 구두장이가 되었어요! 멋진 구두를 만들 수 있게 된 크누드는 기쁜 마음으로 고향으로 돌아갔어요.
크누드는 가장 먼저 버드나무로 달려갔어요. 하지만 그곳에는 요한나가 없었어요. 대신, 버드나무 아래에서 낯선 남자가 요한나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보았죠. 요한나는 다른 부자 남자와 결혼한 것이었어요. 크누드의 마음은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크누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돌아서서 다시 도시로 향했어요. 그 후로 크누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두들을 만들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졌어요. 밤이 되면 크누드는 늘 고향의 버드나무를 떠올렸어요. 그리고 꿈속에서 요한나와 함께 버드나무 아래에서 즐겁게 뛰어놀았죠.
어느 날 밤, 크누드는 아주 깊은 잠에 빠졌어요. 꿈속에서 크누드는 다시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어요. 요한나가 버드나무 아래에서 크누드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죠. "크누드, 이리 와! 같이 놀자!" 요한나가 손짓했어요. 크누드는 요한나에게 달려갔어요. 버드나무 가지가 부드럽게 그들을 감싸주는 것 같았어요. 크누드는 꿈속에서 아주 오랫동안 요한나와 함께 행복했답니다. 마치 버드나무가 그들의 오랜 꿈을 지켜주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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