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안데르센 동화
어느 마을 지붕 꼭대기에 아주 특별한 손님이 살고 있었어요. 바로 키가 크고 다리가 긴 황새 가족이었죠! 황새 아빠와 황새 엄마는 둥지에서 곧 태어날 아기 황새들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우리 아가들이 건강하게 태어나야 할 텐데." 황새 엄마가 말했어요.
그런데 그 마을에는 장난꾸러기 남자아이들이 몇 명 있었어요. 아이들은 황새 둥지 아래를 지나갈 때마다 고개를 들어 소리쳤죠.
"황새야, 황새야, 다리 한 짝 어디 갔니?"
"네 새끼들은 못생겼을 거야, 끽끽!"
황새 엄마는 아이들의 놀림에 마음이 상했어요. "여보, 저 아이들 좀 보세요! 우리 아기들을 놀리잖아요!"
황새 아빠는 침착하게 말했어요. "쯧쯧, 저런 버릇없는 아이들 같으니라고. 걱정 말아요. 우리 황새들은 다 기억하고 있으니까. 착한 아이들에게는 예쁜 아기를 데려다주지만, 못된 아이들에게는... 글쎄, 두고 보면 알겠지."
드디어 따뜻한 봄날, 귀여운 아기 황새들이 알에서 깨어났어요! "삐약삐약!" 아기 황새들은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무럭무럭 자랐죠. 엄마 아빠 황새는 아기들에게 나는 법도 가르치고, 맛있는 개구리 잡는 법도 알려주었어요.
어느덧 시간이 흘러, 황새들이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나야 할 가을이 왔어요. 떠나기 전날 밤, 황새 아빠는 다른 황새들을 모아놓고 말했어요.
"자, 이제 우리 아기들을 데려다줄 시간이다. 연못가에서 잠자는 예쁜 아기들을 데려와 착한 아이들 집에 살짝 놓아주자. 하지만 우리를 놀렸던 그 장난꾸러기 아이들에게는 다른 선물을 줘야겠지?"
황새들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마을에는 페테르라는 마음씨 착한 남자아이가 있었어요. 페테르는 한 번도 황새들을 놀린 적이 없었고, 오히려 둥지를 보며 "아기 황새들아, 건강하게 자라렴!" 하고 응원했죠.
황새 아빠는 페테르의 집을 기억해 두었어요.
다음 날 아침, 황새들은 아기 바구니를 하나씩 물고 마을로 날아왔어요.
페테르의 집 창문에는 정말 예쁘고 포동포동한 남자 아기가 살포시 놓여 있었어요. 페테르는 잠에서 깨어 귀여운 남동생을 보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몰라요!
하지만 황새를 놀렸던 심술궂은 아이들의 집에는 어땠을까요?
한 아이의 창문에는 폴짝폴짝 뛰는 커다란 개구리 한 마리가, 또 다른 아이의 창문에는 꿈틀꿈틀 기어가는 기다란 지렁이 한 마리가 놓여 있었답니다! 아이들은 깜짝 놀라 울음을 터뜨렸어요.
"으앙! 이게 뭐야! 아기가 아니잖아!"
황새들은 그 모습을 보며 빙긋 웃었어요. 그리고는 모두 함께 날개를 힘차게 저어 따뜻한 남쪽 나라로 훨훨 날아갔답니다.
그 후로 마을 아이들은 다시는 황새를 놀리지 않았대요. 동물들을 사랑하고 친절하게 대하면 좋은 선물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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