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운의 페르

    안데르센 동화
    페르라는 아이가 태어났어요. 그런데 이 아이는 아주 특별했답니다. 왜냐하면요, 페르는 태어날 때부터 머리에 얇고 투명한 모자 같은 것을 쓰고 나왔거든요! 사람들은 그걸 '행운의 막'이라고 불렀고, 이 아이는 커서 아주 운이 좋을 거라고 수군거렸어요.

    페르네 집은 부자는 아니었지만, 웃음이 넘치는 따뜻한 곳이었어요. 엄마 아빠는 페르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죠. 페르는 노래 부르기를 참 좋아했어요. 랄랄라~ 새처럼 맑은 목소리로 노래하면 온 동네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답니다. 또, 흉내 내기도 선수였어요! 할아버지의 기침 소리, 옆집 강아지 멍멍 소리까지 똑같이 따라 해서 모두를 깔깔 웃게 만들었죠.

    어느덧 씩씩한 청년이 된 페르는 더 큰 세상에서 꿈을 펼치고 싶었어요. "엄마, 아빠, 저 도시로 가서 멋진 배우가 될래요!" 페르는 큰 도시로 떠났고,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곧 극장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페르의 멋진 목소리와 재미있는 연기는 금방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와, 저 배우 정말 최고야!" 사람들은 페르에게 박수를 쳤고, 페르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처럼 유명해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페르는 극장에서 노래하는 아리따운 아가씨를 보았어요. 목소리가 천사 같았죠. 페르는 첫눈에 사랑에 빠졌어요. "당신은 제 삶의 햇살 같아요!" 하지만 아가씨는 페르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어요. 그녀는 더 유명하고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었거든요. 결국 아가씨는 다른 사람에게 가버렸고, 페르는 너무너무 슬펐어요. 마치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것 같았죠. 너무 슬퍼서 그 아름답던 목소리마저 나오지 않게 되었답니다.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아 페르는 절망했어요. 그때, 페르의 오랜 친구 펠릭스가 찾아왔어요. 펠릭스는 부자였지만, 돈보다 친구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착한 친구였죠. "페르, 힘내! 내가 있잖아." 펠릭스는 슬픔에 빠진 페르를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조용한 시골집으로 데려갔어요.

    시골집에서 페르는 새소리를 듣고, 예쁜 꽃을 보며 마음의 평화를 되찾았어요. 화려한 무대도, 시끄러운 박수 소리도 없었지만, 페르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어요. 진정한 행운은 큰 성공이나 많은 돈이 아니라,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하고, 작은 것에서 기쁨을 찾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죠. 어쩌면 페르가 태어날 때 쓰고 온 '행운의 막'은 바로 이런 소박하지만 진짜 행복을 가져다주는 마법이었을지도 몰라요. 페르는 더 이상 무대 위의 스타는 아니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행운아 페르'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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