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마 클라우스와 큰 클라우스

    안데르센 동화
    어느 작은 마을에, 똑같은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이 살고 있었어요. 한 명은 작은 클라우스, 다른 한 명은 큰 클라우스였죠. 작은 클라우스는 말이 딱 한 마리밖에 없었지만, 큰 클라우스는 말이 네 마리나 있었답니다.

    일요일이 되면 작은 클라우스는 큰 클라우스에게 말을 빌리러 갔어요. 그리고는 밭을 갈면서 "이랴, 나의 모든 말들아!" 하고 외쳤죠. 마치 다섯 마리 말이 전부 자기 것인 것처럼요. 이걸 본 큰 클라우스는 심술이 났어요. "내 말인데 왜 네 말이라고 하는 거야!" 화가 난 큰 클라우스는 작은 클라우스의 하나뿐인 말을 때려서 죽게 만들었어요.

    작은 클라우스는 너무 슬펐지만, 죽은 말의 가죽을 벗겨 자루에 넣고 시장에 팔러 갔어요. 날이 어두워져 한 농가에 하룻밤 묵게 되었죠. 농부 아저씨는 외출 중이었고, 농부 아주머니는 맛있는 음식들을 차려놓고 옆집 아저씨와 즐겁게 식사하려고 했어요. 그때 농부 아저씨가 돌아왔어요! 아주머니는 허둥지둥 음식을 찬장에 숨기고, 옆집 아저씨는 큰 궤짝 안에 숨었어요.

    작은 클라우스는 농부 아저씨에게 말했죠. "제 자루는 마법 자루예요. 이 자루를 누르면 맛있는 음식이 나온답니다." 그리고는 자루를 슬쩍 눌렀어요. (사실은 자루 밑에 숨겨둔 마른 나뭇가지를 밟은 거였죠.) 농부 아저씨가 찬장을 열어보니 정말 맛있는 음식이 가득했어요! 작은 클라우스는 또 말했어요. "이 자루는 악마도 불러낼 수 있어요. 저기 궤짝 안에 악마가 숨어있을걸요?" 농부 아저씨가 궤짝을 열자, 정말 시커먼 옷을 입은 옆집 아저씨가 나왔어요! 농부 아저씨는 깜짝 놀라 작은 클라우스에게 돈을 잔뜩 주고 마법 자루를 샀답니다.

    돈자루를 가지고 집에 돌아온 작은 클라우스를 보고 큰 클라우스는 깜짝 놀랐어요. "말가죽 하나로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벌었어?" 작은 클라우스는 "아, 말가죽은 아주 비싸게 팔리더라고요." 하고 능글맞게 대답했죠. 욕심쟁이 큰 클라우스는 당장 자기 말 네 마리를 모두 죽여 가죽을 벗겼어요. 그리고 시장으로 갔지만, 아무도 그 가죽을 사주지 않았고 오히려 사람들에게 비웃음만 샀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큰 클라우스는 작은 클라우스를 자루에 넣어 강물에 던져버리려고 했어요. 강가로 끌려가던 작은 클라우스는 혼잣말로 중얼거렸어요. "아, 이렇게 젊은 나이에 천국에 가다니..." 마침 소떼를 몰고 가던 늙은 할아버지가 그 말을 들었어요. "천국에 간다고? 나도 가고 싶네!" 작은 클라우스는 "할아버지, 저 대신 이 자루에 들어가시면 천국에 갈 수 있어요. 대신 할아버지 소는 제가 맡을게요." 라고 말했어요. 할아버지는 신이 나서 자루 안으로 들어갔고, 작은 클라우스는 소떼를 얻었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큰 클라우스는 할아버지가 든 자루를 강물에 휙 던져버렸어요.

    얼마 후, 큰 클라우스는 작은 클라우스가 멋진 소떼를 몰고 오는 것을 보았어요. "아니, 네가 어떻게 살아있어? 그 소들은 다 어디서 난 거야?" 작은 클라우스는 태연하게 대답했어요. "강물 밑에 갔더니 이렇게 멋진 소들이 아주 많더라고요. 형님도 어서 가보세요!" 욕심 많은 큰 클라우스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는 "나도 소 가지러 간다!" 외치며 강물에 첨벙 뛰어들었어요. 하지만 큰 클라우스는 다시는 물 위로 떠오르지 못했답니다.

    그렇게 해서 작은 클라우스는 큰 클라우스의 재산까지 모두 물려받아 아주아주 큰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1238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