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가르드 성벽 건설
북유럽 신화
아스가르드라는 신들의 멋진 마을이 있었어요. 하늘 높이 솟은 황금 궁궐들이 반짝였지만, 신들에게는 한 가지 큰 걱정거리가 있었답니다. 바로 마을을 지켜줄 튼튼한 성벽이 없다는 것이었죠. "이러다 거인들이 쳐들어오면 어쩌지?" 신들은 매일같이 걱정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커다란 망토를 뒤집어쓴 낯선 아저씨가 아스가르드를 찾아왔어요. "제가 여러분의 마을에 아주 튼튼하고 멋진 성벽을 만들어 드릴게요! 아주 짧은 시간 안에요!" 아저씨의 말에 신들은 귀가 솔깃했지만, 오딘 아빠 신이 물었어요. "그렇게 빨리 성벽을 만들어 준다면, 우리는 무엇을 주어야 하오?"
아저씨는 씨익 웃으며 말했어요. "음,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에요. 저에게 해와 달, 그리고 아름다운 프레야 여신님을 주시면 됩니다."
신들은 깜짝 놀랐어요. "뭐라고요? 해와 달, 그리고 프레야를 달라고요? 그건 절대 안 돼요!" 용감한 토르도 화가 나서 쿵쿵 발을 굴렀죠. 하지만 장난꾸러기 신 로키가 슬쩍 끼어들었어요. "에이, 설마 저 아저씨 혼자서 그 큰 성벽을 그렇게 빨리 다 만들 수 있겠어요? 그냥 한번 시켜봐요. 어차피 실패할 텐데요, 뭐. 대신, 어떤 사람의 도움도 받으면 안 된다고 조건을 거는 거예요!"
신들은 로키의 말에 넘어갔어요. "좋아. 하지만 약속한 시간 안에 벽을 다 만들지 못하면 아무것도 줄 수 없네! 그리고 어떤 사람의 도움도 받으면 안 되네!" 낯선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물론이죠. 하지만 제 말, 스바딜파리는 써도 괜찮겠죠?" 신들은 '말 한 마리쯤이야' 하고 생각하며 허락했어요.
다음 날부터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스바딜파리는 보통 말이 아니었어요! 밤낮으로 커다란 바윗덩어리들을 번쩍번쩍 들어 옮겼고, 성벽은 눈 깜짝할 사이에 쭉쭉 올라갔어요. 신들은 입을 떡 벌리고 구경만 했죠. 약속한 날이 거의 다가오는데, 성벽은 거의 다 완성될 것 같았어요!
신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어요. "이러다간 정말 해와 달, 그리고 프레야를 저 아저씨에게 줘야 해! 로키, 다 너 때문이야! 네가 책임져!" 오딘 아빠 신이 소리쳤어요.
로키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꾀 많은 로키는 휙 변신해서 아주 예쁘고 날씬한 암말로 변했어요. 그리고는 스바딜파리가 일하는 곳 근처에서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며 히힝~ 하고 예쁜 소리로 울었죠.
열심히 돌을 나르던 스바딜파리는 그만 예쁜 암말에게 홀딱 반해버렸어요. 건축가 아저씨가 아무리 "스바딜파리! 돌아와!" 하고 소리쳐도, 스바딜파리는 암말을 졸졸 따라 숲 속으로 사라져 버렸답니다.
결국 건축가 아저씨는 혼자서는 약속한 시간 안에 성벽을 다 완성하지 못했어요. 화가 머리끝까지 난 아저씨는 망토를 벗어 던졌는데, 아뿔싸! 그의 진짜 모습은 바로 무시무시한 서리 거인이었어요! "감히 나를 속이다니!" 거인이 소리치며 신들에게 달려들려고 했어요.
바로 그때, 천둥의 신 토르가 그의 망치 묠니르를 들고 나타났어요. "네 이놈, 거인아! 감히 우리를 속이고 프레야를 데려가려 하다니!" 토르는 묠니르를 힘껏 휘둘러 거인을 멀리멀리 쫓아버렸답니다.
얼마 후, 로키가 돌아왔어요. 그런데 혼자가 아니었어요! 로키는 다리가 여덟 개 달린 아주 특별하고 멋진 아기 말을 데리고 왔답니다. 그 말이 바로 나중에 오딘 아빠 신의 가장 빠른 말이 되는 슬레이프니르였어요. 스바딜파리와 예쁜 암말(로키였죠!) 사이에서 태어난 말이었죠.
결국 아스가르드의 성벽은 신들이 힘을 합쳐 완성했지만, 거인이 만들던 것만큼 완벽하지는 않았대요. 그래도 로키의 꾀 덕분에 아스가르드는 해와 달, 그리고 프레야 여신을 지킬 수 있었답니다. 정말 아슬아슬한 순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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