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와 직녀
중국 신화
하늘 위, 구름보다 더 높은 곳에는 옥황상제님이 다스리는 아름다운 궁궐이 있었어요. 옥황상제님에게는 예쁜 딸이 하나 있었는데, 이름은 직녀였어요. 직녀는 베를 아주 잘 짜는 공주님이었죠. 반짝반짝 빛나는 옷감을 만들어서 하늘나라 사람들은 모두 직녀의 솜씨를 칭찬했답니다.
한편, 땅에는 견우라는 착한 소년이 살았어요. 견우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늙은 소 한 마리와 함께 외롭게 살았지만, 마음씨가 아주 고왔고 소를 정성껏 돌봤죠. 신기하게도 견우의 늙은 소는 말을 할 줄 알았어요!
어느 날, 늙은 소가 견우에게 말했어요. "견우야, 오늘 밤 숲 속 연못에 하늘나라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할 게다. 그중 가장 아름다운 선녀의 날개옷을 살짝 감추렴. 그러면 네 아내가 될 것이다."
견우는 깜짝 놀랐지만 소의 말대로 했어요. 정말로 연못에는 아름다운 선녀들이 내려와 즐겁게 목욕을 하고 있었죠. 견우는 그중에서도 유난히 예쁜 직녀의 날개옷을 몰래 숨겼어요.
목욕을 마친 선녀들은 하나둘 날개옷을 입고 하늘로 훨훨 날아갔지만, 직녀는 날개옷이 없어져서 하늘로 돌아갈 수 없었어요. 울고 있는 직녀에게 견우가 다가가 부드럽게 말했어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견우와 직녀는 첫눈에 서로 사랑하게 되었고, 곧 결혼해서 예쁜 아들딸도 낳고 아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하지만 너무 행복한 나머지, 견우는 소 돌보는 일과 밭일도 게을리하고, 직녀는 베 짜는 일도 잊어버렸어요. 맨날 둘이서 놀기만 했죠.
이 사실을 알게 된 하늘나라 옥황상제님은 크게 화가 나셨어요. "아니, 내 딸 직녀가 베 짜는 일도 잊고, 견우라는 녀석도 제 할 일을 안 하다니! 게으름뱅이들은 벌을 받아야 한다!"
옥황상제님은 견우와 직녀를 은하수 양쪽으로 멀리 떨어뜨려 놓았어요. 이제 둘은 서로를 볼 수도, 만날 수도 없게 되었죠.
견우와 직녀는 서로를 그리워하며 매일매일 눈물로 지새웠어요. 그들의 슬픈 울음소리는 하늘과 땅에 가득 찼답니다.
이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땅 위의 까마귀와 까치들이 마음을 모았어요. "우리가 다리를 만들어 주자!"
그래서 해마다 칠월 칠석날이 되면, 수많은 까마귀와 까치들이 하늘로 날아올라 은하수에 까만 다리를 놓아주었어요. 이 다리를 '오작교'라고 부른답니다.
견우와 직녀는 일 년에 딱 한 번, 칠월 칠석날 오작교 위에서 눈물의 상봉을 해요. 만날 때 너무 기뻐서 흘리는 눈물과, 헤어질 때 너무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린다고 해요. 그래서 칠석날에는 비가 자주 온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답니다. 지금도 밤하늘을 보면 반짝이는 은하수 양쪽에 견우별과 직녀별이 서로를 애타게 바라보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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