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신구화

    중국 우화
    토끼네 집에 큰일이 났어요! 예쁜 당근밭 옆에 있는 토끼의 아담한 나무집에서 갑자기 시커먼 연기가 폴폴 피어오르더니, 이내 빨간 불꽃이 날름거리기 시작했어요.

    "불이야! 불이야! 우리 집에 불이 났어요!" 토끼는 발을 동동 구르며 눈물을 뚝뚝 흘렸어요.

    이 소리를 들은 숲 속 친구들이 깜짝 놀라 달려왔어요. 제일 먼저 힘센 곰 아저씨가 헐레벌떡 뛰어왔고, 그 뒤를 이어 재빠른 다람쥐와 친절한 사슴 아줌마도 도착했죠.

    "토끼야, 괜찮니? 우리가 도와줄게!" 곰 아저씨가 씩씩하게 말했어요.
    "어떻게 하면 불을 끌 수 있을까?" 다람쥐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어요.

    그때 곰 아저씨 눈에 옆에 쌓여 있던 마른 나뭇가지 더미가 보였어요.
    "옳지! 좋은 생각이 났어!" 곰 아저씨는 굵은 나뭇가지들을 한아름 안아 들었어요.
    "이걸 불 속에 던지면 불이 더 이상 탈 게 없어서 꺼질 거야!"
    곰 아저씨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에잇!" 하고 나뭇가지들을 활활 타오르는 불 속으로 힘껏 던졌어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불은 꺼지기는커녕 오히려 "화르르륵!" 소리를 내며 더 크게 타오르기 시작했어요. 마른 나뭇가지들은 불이 제일 좋아하는 맛있는 간식이었거든요!

    "아이고, 곰 아저씨! 그건 불을 더 키우는 거예요!" 토끼가 울먹이며 소리쳤어요.
    사슴 아줌마도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어요. "곰 아저씨, 불을 끄려면 나무가 아니라 물을 가져와야 해요."

    곰 아저씨는 빨개진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어요. "어이쿠,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불에는 물을 뿌려야 하는데, 나무를 주다니!"

    다행히 똑똑한 다람쥐가 재빨리 옹달샘으로 달려가 작은 조롱박에 물을 떠 왔고, 사슴 아줌마도 커다란 나뭇잎에 물을 담아 왔어요. 친구들이 힘을 합쳐 여러 번 물을 길어다 부으니, 불길은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했어요.

    한참 뒤에야 겨우 불을 끌 수 있었답니다. 토끼의 집은 많이 탔지만, 친구들의 도움 덕분에 전부 다 타버리지는 않았어요.

    그날 이후, 곰 아저씨는 불이 나면 나무가 아니라 물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되었대요. 그리고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는 좋은 마음만으로는 부족하고, 올바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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