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거신
중국 우화
햇살이 따스한 어느 날 오후였어요. 시골길을 나무를 가득 실은 수레 한 대가 덜컹거리며 지나가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앗, 뜨거!" 수레 주인 아저씨가 소리쳤어요. 글쎄, 수레에 실린 마른 나뭇가지에서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한 거예요!
"불이야, 불! 내 소중한 나무들이 다 타버리겠네!" 아저씨는 발만 동동 굴렀어요.
마침 그 길을 지나가던 한 아이가 이 모습을 보았어요. 아이는 "내가 도와줘야지!" 생각하고는 냉큼 달려가 작은 조롱박에 물을 한가득 담아왔어요. 하지만 조롱박은 아이 손바닥만 해서 물이 아주 조금밖에 들어가지 않았죠.
아이는 있는 힘껏 조롱박의 물을 불타는 수레에 촤악 뿌렸어요.
"치이익..."
작은 물방울들은 뜨거운 불길에 닿자마자 김으로 변해 사라져 버렸어요. 불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고 오히려 더 크게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았어요.
아저씨는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어요. "얘야, 고맙다만 그 작은 물 한 바가지로는 이 큰 불을 끄기엔 턱없이 부족하단다. 마치 뜨거운 수프에 간장 한 방울 넣는 것과 같지. 더 많은 물을 가져오거나,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한단다."
아이는 그제야 깨달았어요. 아무리 돕고 싶은 마음이 커도, 아주 작은 힘만으로는 큰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요. 큰 불을 끄려면 그만큼 많은 물이나 다른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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