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룡점정

    중국 우화
    옛날 중국 땅에, 그림이라면 최고라고 소문난 장승요라는 화가 아저씨가 살았어요. 얼마나 그림을 잘 그렸는지, 새를 그리면 진짜 새가 날아와 말을 걸 정도였다니까요!

    어느 날, 임금님이 장승요 아저씨를 불렀어요. "장 화가, 저기 새로 지은 절 벽에 아주 멋진 용 네 마리를 그려주시오!"
    장승요 아저씨는 "옛, 알겠습니다!" 하고 대답하고는 절로 향했죠.

    며칠 동안 장승요 아저씨는 쓱쓱싹싹, 정성껏 용을 그렸어요. 용의 몸짓은 꿈틀꿈틀, 비늘은 반짝반짝, 발톱은 날카롭게! 정말 금방이라도 벽에서 튀어나올 것처럼 생생했어요. 구경하던 사람들은 모두 "와아, 정말 대단하다!" 하고 감탄했죠.

    그런데 그림이 거의 다 완성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어요. 그렇게 멋진 용들에게 눈이 그려져 있지 않은 거예요!
    한 아이가 용감하게 물었어요. "화가 아저씨, 왜 용들 눈은 안 그리세요?"
    장승요 아저씨는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얘야, 이 용들에게 눈을 그려 넣으면 진짜 용이 되어서 하늘로 날아가 버릴 거란다."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어요. "에이, 설마요. 그냥 하는 말이겠지." "혹시 눈 그리는 걸 깜빡하신 거 아니에요?" 하고 수군거렸죠.
    계속되는 사람들의 요청에 장승요 아저씨는 하는 수 없이 말했어요. "정 그렇다면, 딱 두 마리에게만 눈을 그려 넣도록 하지요."

    장승요 아저씨는 붓을 들고 첫 번째 용의 눈에 까만 점을 콕! 찍었어요.
    바로 그 순간이었어요! 갑자기 하늘이 어두컴컴해지더니, 우르르쾅쾅! 천둥번개가 치고 거센 바람이 불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눈이 그려진 용이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크아앙!" 하는 우렁찬 소리와 함께 벽을 부수고 하늘로 훨훨 날아올라갔어요!

    깜짝 놀란 사람들 앞에서 장승요 아저씨는 두 번째 용의 눈에도 점을 콕! 찍었어요. 그러자 그 용도 번쩍! 빛을 내며 첫 번째 용을 따라 하늘로 슝! 사라져 버렸답니다.

    벽에는 눈이 그려지지 않은 두 마리의 용만이 조용히 남아 있었어요.
    그제야 사람들은 장승요 아저씨의 말을 믿게 되었고, 그의 놀라운 그림 솜씨에 다시 한번 크게 감탄했답니다. "정말 대단한 화가시구나!" 하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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