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촉견폐일

    중국 우화
    안개가 자욱한 마을이 있었어요. 이 마을은 어찌나 구름이 많고 흐린 날이 계속되는지, 해님이 방긋 얼굴을 내미는 날이 아주 드물었답니다.

    마을의 귀여운 강아지들도 마찬가지였어요. 태어나서 반짝이는 해님을 본 기억이 거의 없었죠. 늘 뿌옇고 흐릿한 하늘만 보며 자랐거든요.

    그러던 어느 아주 맑은 날이었어요!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에, 커다랗고 눈부신 황금색 동그라미가 떠올랐어요. 바로 해님이었죠!

    마을 강아지들은 난생 처음 보는 그 밝고 커다란 물체에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멍멍! 저게 뭐야? 하늘에 이상한 게 나타났어!"
    "멍멍! 왈왈! 왠지 무서워! 우리를 해치려는 걸지도 몰라!"
    강아지들은 깜짝 놀라서 모두 해님을 향해 있는 힘껏 짖어대기 시작했어요. 조용하던 마을이 순식간에 강아지들의 짖는 소리로 시끌벅적해졌죠.

    그때, 해가 쨍쨍한 다른 마을에서 놀러 온 아저씨 한 분이 그 모습을 보았어요. 아저씨는 강아지들이 해를 보고 짖는 것을 보고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요.
    "얘들아, 그건 무서운 게 아니란다. 저건 바로 세상을 밝혀주는 해님이야. 너희 마을은 늘 흐려서 해님을 자주 못 봤나 보구나. 그래서 신기해서 짖는 거겠지."

    강아지들은 아저씨의 말을 듣고 짖는 것을 멈췄어요. 그리고 다시 한번 하늘의 해님을 올려다보았죠. 동그랗고 밝은 해님은 따뜻한 빛을 온 마을에 골고루 비춰주고 있었어요.
    "아하, 저게 바로 해님이구나! 정말 밝고 따뜻하다!"
    강아지들은 그제야 멋쩍은 듯 꼬리를 살랑거렸답니다. 처음 보는 해님이 조금 낯설고 신기해서 그랬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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