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 속의 뱀 그림자

    중국 우화
    어느 화창한 봄날이었어요.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친구를 집에 초대했어요.
    "어서 와, 친구! 맛있는 차 한 잔 하세."
    두 사람은 시원한 차를 마시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죠.

    그런데 손님이 차를 마시려고 잔을 들여다보는데, 어머나! 잔 속에 작은 뱀 한 마리가 꿈틀거리는 것 같았어요.
    손님은 깜짝 놀랐지만, 아저씨가 권하는 차라 꾹 참고 꿀꺽 마셔버렸어요.
    '으, 뱀을 삼킨 것 같아. 기분이 이상해.'

    집으로 돌아간 손님은 그날부터 배가 아프고 몸이 으슬으슬 춥기 시작했어요. "아이고, 내가 뱀을 삼켰나 봐!" 하고 끙끙 앓았죠.
    며칠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시름시름 앓던 손님은 도저히 안 되겠어서 다시 아저씨를 찾아갔어요.
    "아저씨, 사실 그날 찻잔에서 뱀을 봤는데, 그걸 마신 뒤로 계속 몸이 아파요."

    아저씨는 손님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아니, 우리 집에 뱀이 있었을 리가 없는데…"
    아저씨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손님이 앉았던 자리로 가서 찻잔에 차를 따랐어요.
    그때, 벽에 걸려 있던 멋진 활 그림자가 찻잔 물 위에 비치는 것을 발견했죠!
    "아하! 바로 이거였구나!"

    아저씨는 손님에게 활짝 웃으며 말했어요.
    "친구, 이것 좀 보게. 자네가 본 것은 뱀이 아니라 벽에 걸린 저 활의 그림자였네."
    손님이 찻잔을 들여다보니, 정말로 활 모양의 그림자가 뱀처럼 보였어요.
    "아! 그렇구나! 내가 그림자를 보고 진짜 뱀인 줄 알았네!"

    그제야 손님은 모든 것을 깨닫고 안심했어요. 신기하게도 그 순간부터 배 아픈 것이 싹 사라지고 몸도 가뿐해졌답니다.
    그 후로 손님은 무엇이든 자세히 살펴보고 함부로 걱정하지 않게 되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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