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자와 황소

    이솝 우화
    햇살이 반짝이는 넓은 초원에, 배고픈 사자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있었어요.
    그때, 저 멀리서 아주 크고 힘센 황소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는 것이 보였죠.
    "꿀꺽! 정말 맛있겠다."
    사자는 군침을 삼켰지만, 황소는 뿔도 단단하고 힘도 엄청나게 셌어요. 정면으로 덤볐다가는 사자도 다칠 수 있었죠.
    "음... 어떻게 하면 저 황소를 쉽게 잡을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던 사자는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황소에게 다가갔어요.
    "황소님, 안녕하세요! 오늘 제가 아주 특별한 손님을 위해 잔치를 열려고 하는데, 혹시 와주시겠어요? 맛있는 풀과 시원한 물을 잔뜩 준비해 놓을게요!"
    황소는 깜짝 놀랐어요. '사자가 나를 잔치에 초대한다고? 뭔가 이상한데...' 하지만 사자가 너무나도 친절하게 말해서 조금 마음이 흔들렸죠.
    "정말인가요, 사자님? 저를 초대해주시다니 영광입니다."
    "물론이죠! 어서 제 동굴로 가시죠. 제가 특별히 준비한 '양고기 요리'도 있답니다."
    사자는 슬쩍 거짓말을 섞었어요. 사실 양은 없었고, 황소를 잡아먹을 계획이었거든요.
    황소는 사자를 따라 동굴로 갔어요. 그런데 동굴 안에는 맛있는 풀이나 시원한 물은 보이지 않았어요. 대신 아주 큰 솥과 날카로운 칼, 그리고 불을 피울 장작더미만 잔뜩 쌓여 있었죠. 양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고요.
    황소는 그제야 사자의 속셈을 알아차렸어요.
    '아하! 나를 잡아먹으려고 잔치를 연다고 거짓말을 한 거구나!'
    황소는 재빨리 뒤돌아서며 말했어요.
    "어이쿠, 사자님!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서 오늘은 잔치를 즐기기 어렵겠어요. 정말 죄송하지만 다음에 꼭 다시 올게요!"
    그리고는 있는 힘껏 초원으로 도망쳤답니다.
    사자는 어안이 벙벙해서 황소가 도망가는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보았대요.
    그 뒤로 황소는 아무리 달콤한 초대라도 함부로 믿지 않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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