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와 아들들, 그리고 나뭇가지 한 묶음
이솝 우화
어느 조용한 시골 마을에 농부 할아버지와 아들들이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아들들은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으르렁, 매일같이 다투기만 했답니다. 동생이 형 장난감을 만졌다고 싸우고, 형이 동생 간식을 먹었다고 또 싸우고, 정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죠.
농부 할아버지는 나이가 많아 몸이 점점 약해졌어요. 할아버지는 걱정이 태산 같았죠. "내가 없으면 저 녀석들이 잘 지낼 수 있을까? 맨날 싸우기만 하니 원…"
그래서 어느 날, 할아버지는 아들들을 모두 불렀어요. 그리고 마당에서 주워 온 나뭇가지 한 묶음을 아들들 앞에 놓았죠.
"자, 얘들아. 이 나뭇가지 묶음을 한번 부러뜨려 보거라."
가장 힘이 센 첫째 아들이 먼저 나섰어요. "에잇!" 온 힘을 다해 나뭇가지 묶음을 부러뜨리려 했지만, 끄떡도 하지 않았어요. 땀만 뻘뻘 흘렸죠.
둘째 아들도, 막내 아들도 차례로 도전했지만, 나뭇가지 묶음은 꿈쩍도 하지 않았답니다.
"에이, 이게 뭐야! 너무 단단하잖아!" 아들들은 투덜거렸어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그럼, 이제 그 묶음을 풀어서 나뭇가지 하나씩 부러뜨려 보렴."
아들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묶음을 풀었어요. 그리고 나뭇가지 하나를 집어 드니, "똑!" 하고 아주 쉽게 부러지는 거예요!
첫째도 "똑!", 둘째도 "똑!", 막내도 "똑!" 신기하게도 얇은 나뭇가지들은 하나씩 부러뜨리니 아주 쉽게 부러졌어요.
아들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봤어요.
할아버지가 부드럽게 말했어요. "보아라. 너희도 이 나뭇가지와 같단다. 너희가 이렇게 따로따로 흩어져 있으면 약해서 쉽게 부러지지만, 함께 똘똘 뭉치면 아무도 너희를 함부로 할 수 없단다. 서로 힘을 합쳐야 강해지는 거야."
아들들은 그제야 할아버지의 깊은 뜻을 깨달았어요.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죠.
그날부터 아들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사이좋게 지냈답니다. 혼자일 때보다 함께일 때 훨씬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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