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우와 원숭이

    이솝 우화
    커다랗고 푸른 숲 속에, 동물들이 모두 모였어요. 왜냐고요? 바로 새로운 왕을 뽑기 위해서였죠.

    이런저런 동물들이 앞으로 나섰지만, 가장 눈에 띈 건 원숭이였어요. 원숭이는 폴짝폴짝 뛰며 재미있는 춤을 추고, 빙글빙글 재주를 넘었어요. 동물들은 배를 잡고 웃으며 박수를 쳤어요. "와, 정말 대단해! 원숭이가 우리 왕이 되면 매일 즐거울 거야!" 모두들 그렇게 생각했고, 결국 원숭이가 숲 속의 새로운 왕이 되었답니다.

    하지만 여우는 그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흥, 재주 좀 부린다고 왕이 될 수 있다니. 왕이라면 지혜로워야 하는 거 아니겠어?" 여우는 투덜거렸죠.

    며칠 뒤, 여우는 숲길을 걷다가 우연히 사냥꾼이 놓아둔 덫을 발견했어요. 덫 안에는 아주 맛있는 과일이 놓여 있었죠. 여우는 눈을 반짝이며 좋은 생각을 떠올렸어요.

    여우는 곧장 원숭이 왕에게 달려갔어요. "왕이시여! 왕께 어울리는 아주 귀한 보물을 발견했습니다! 저만 따라오시면 됩니다."
    원숭이 왕은 '보물'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했어요. "오, 그래? 어서 나를 안내하거라!"

    여우는 원숭이 왕을 덫이 있는 곳으로 데려갔어요. 원숭이 왕은 덫 안에 놓인 먹음직스러운 과일을 보자마자 신이 나서 달려들었죠. "와, 정말 맛있겠다!" 원숭이 왕이 과일을 덥석 무는 순간, "철커덕!" 하고 덫에 그만 발이 걸리고 말았어요.

    "아이쿠!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꼼짝할 수가 없잖아!" 원숭이 왕이 쩔쩔매자, 여우가 다가와 혀를 차며 말했어요.
    "쯧쯧, 왕이시여. 자기 몸 하나 제대로 살피지 못하면서 어떻게 우리 모두를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왕이란 그저 재주만 부린다고 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랍니다."

    덫에 걸린 원숭이 왕은 얼굴이 빨개졌고, 다른 동물들도 여우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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