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미

    이솝 우화
    햇살이 따스한 어느 여름날, 풀밭에는 부지런한 개미들과 노래 부르기를 아주 좋아하는 베짱이가 살고 있었어요.

    개미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울에 먹을 양식을 모으느라 바빴어요. "영차, 영차!" 작은 곡식 알갱이를 옮기느라 정신이 없었죠. 풀잎에 앉아 있던 베짱이는 바이올린을 켜며 신나게 노래를 불렀어요. "랄랄라~ 날씨 한번 좋다! 개미들아, 너희도 나와 같이 놀자! 이렇게 좋은 날 왜 일만 하니?"

    개미 한 마리가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어요. "베짱이야, 지금 열심히 일해야 추운 겨울에 배고프지 않게 지낼 수 있어."
    하지만 베짱이는 코웃음을 쳤어요. "흥! 겨울은 아직 멀었는데 뭘 걱정해?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길 거야!" 그리고는 다시 바이올린을 켜며 노래를 불렀죠. 개미들은 그런 베짱이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다시 자기들의 일을 했어요.

    시간이 흘러 뜨거운 여름이 가고, 잎사귀들이 알록달록 물드는 가을도 지나갔어요. 곧 차가운 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이 왔어요.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였고, 먹을 것을 찾기 어려워졌죠.

    베짱이는 따뜻한 여름날 신나게 놀기만 했던 것을 후회했어요. 먹을 것도 없고, 몸은 덜덜 떨렸어요. "아, 배고파. 추워..." 베짱이는 힘겹게 개미들의 집을 찾아갔어요. 개미들의 집 안은 따뜻했고, 맛있는 음식 냄새가 솔솔 풍겨 나왔어요.

    베짱이는 문을 똑똑 두드렸어요. 개미가 문을 열자 베짱이가 울먹이며 말했어요. "개미들아, 제발 먹을 것 좀 나눠 줄래? 너무 배고프고 추워."
    개미가 물었어요. "우리가 여름 내내 땀 흘려 일할 때, 너는 뭘 했니?"
    베짱이는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어요. "나는... 그냥 노래하고 놀기만 했어..."

    개미들은 잠시 서로를 쳐다보더니 말했어요. "음, 이번에는 조금 나눠 줄게. 하지만 다음 여름에는 너도 꼭 우리처럼 열심히 일해야 해. 그래야 겨울을 따뜻하고 배부르게 보낼 수 있단다."
    베짱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응, 정말 고마워. 내년에는 꼭 열심히 일할게!"
    그 후로 베짱이는 여름에는 열심히 일하고, 남는 시간에 즐겁게 노래하는 법을 배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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