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와 개미
이솝 우화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아주 더운 여름날이었어요. 작은 개미 한 마리가 목이 너무너무 말랐어요. 그래서 졸졸 흐르는 시냇가로 물을 마시러 갔지요.
"아, 시원하다!" 개미는 물을 마시려고 고개를 숙였어요. 그런데 그만 발을 헛디뎌서 물에 풍덩 빠지고 말았어요.
"아이쿠! 살려주세요! 물에 빠졌어요!" 개미는 허우적거렸지만, 물살이 너무 세서 점점 떠내려갔어요.
그때,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하얀 비둘기 한 마리가 이 모습을 보았어요.
"어머나, 저런! 개미가 위험하잖아!"
비둘기는 불쌍한 개미를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얼른 나뭇잎 하나를 똑 따서 개미 옆으로 살짝 떨어뜨려 주었죠.
"개미야, 어서 이 나뭇잎 위로 올라와!"
개미는 비둘기가 떨어뜨려 준 나뭇잎 위로 겨우 기어 올라갔어요. 나뭇잎은 작은 배처럼 둥실둥실 떠서 개미를 안전한 물가로 데려다 주었답니다.
"휴, 살았다! 비둘기야, 정말 고마워! 네 덕분에 살았어."
개미는 비둘기에게 몇 번이고 고맙다고 인사했어요. 비둘기는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천만에, 조심하렴!"
며칠 뒤, 개미는 숲 속을 걷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쪽에서 사냥꾼 한 명이 살금살금 다가오는 거예요. 사냥꾼은 손에 총을 들고 있었죠.
'어? 사냥꾼이 왜 저러지?'
개미가 가만히 보니, 사냥꾼은 나무 위에 앉아 쉬고 있는 비둘기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어요. 바로 며칠 전 개미를 구해준 그 착한 비둘기였죠!
"안 돼! 비둘기가 위험해!"
개미는 깜짝 놀랐어요. 비둘기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하는데, 너무 멀리 있었어요.
그때, 개미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개미는 있는 힘을 다해 사냥꾼의 발뒤꿈치로 달려가서 앙! 하고 힘껏 물었어요.
"아야!"
사냥꾼은 갑자기 발이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질렀어요. 그 바람에 사냥꾼이 들고 있던 총이 탕! 하고 엉뚱한 곳으로 발사되었죠.
총소리에 놀란 비둘기는 푸드덕! 하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어요.
"어휴, 깜짝이야! 무슨 일이지?"
비둘기는 아래를 내려다보았어요. 사냥꾼 옆에서 자기를 올려다보는 작은 개미를 보았죠. 비둘기는 모든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비둘기는 멀리 날아가면서 개미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 같았답니다. 작은 개미의 용감한 행동 덕분에 비둘기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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