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새

    이솝 우화
    어느 마을에 통통하고 기운 넘치는 노새 한 마리가 살고 있었어요. 이 노새는 매일 맛있는 풀을 배불리 먹고, 힘든 일은 거의 하지 않아서 늘 기분이 좋았죠.

    그래서인지 자기가 아주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봐, 내 아빠가 누군지 알아? 아주 유명한 경주마였다고! 번개처럼 빨랐지! 그래서 나도 이렇게 튼튼하고 멋진 거야!" 노새는 만나는 동물들마다 이렇게 자랑했어요. 하지만 엄마가 평범한 당나귀였다는 사실은 슬쩍 잊어버린 척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이 아주 먼 곳으로 급하게 가야 할 일이 생겼어요. "노새야, 네가 좀 수고해야겠다!" 주인은 노새에게 짐을 싣고 길을 떠났어요.

    처음에는 신이 나서 씩씩하게 걸었지만, 길은 생각보다 멀고 험했어요. 뜨거운 햇볕 아래 무거운 짐을 지고 계속 걷다 보니 노새는 점점 지쳐갔어요.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는 후들거렸죠. 예전처럼 쌩쌩 달릴 수가 없었어요.

    그때 문득 엄마 생각이 떠올랐어요. '아... 우리 엄마는 당나귀였지. 그래서 내가 이렇게 빨리 지치는구나.' 노새는 그제야 깨달았어요.

    그 뒤로 노새는 다시는 아빠가 경주마였다고 함부로 자랑하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자기 모습 그대로를 소중히 여기게 되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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