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와 뱀
이솝 우화
쌩쌩 찬바람이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던 날이었어요. 마음씨 착한 농부 아저씨가 밭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죠.
길가에 작은 뱀 한 마리가 꽁꽁 얼어붙어 있었어요. 거의 죽은 것처럼 보였답니다.
"아이고, 가엾어라. 이대로 두면 얼어 죽겠구나."
농부 아저씨는 불쌍한 마음에 뱀을 외투 품속에 살며시 넣었어요.
집에 돌아온 농부 아저씨는 뱀을 따뜻한 아랫목에 내려놓았어요.
잠시 후, 뱀이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오, 다행이다! 정신이 드는구나!"
농부 아저씨는 활짝 웃었어요.
그런데 정신을 차린 뱀은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갑자기 고개를 홱 들더니 농부 아저씨의 손을 덥석! 물어버렸어요.
"아야!"
농부 아저씨는 너무나 아프고 놀랐어요.
"아니, 내가 너를 살려주었는데, 어째서 나를 공격하는 거냐!"
농부 아저씨는 슬픈 목소리로 말했어요.
뱀은 아무 대답 없이 스르르 방구석으로 사라졌답니다.
농부 아저씨는 그제야 깨달았어요. 아무리 친절을 베풀어도, 어떤 이들의 나쁜 본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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