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우와 가면

    이솝 우화
    햇살 좋은 어느 날 오후였어요. 호기심 많은 아기 여우 한 마리가 숲 속을 어슬렁거리고 있었죠.
    그때, 풀숲 사이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했어요. "어? 저건 뭐지?" 아기 여우는 살금살금 다가가 보았어요.
    그것은 아주 멋지고 화려한 가면이었어요. 눈도 크고, 코도 오똑하고, 입가에는 살짝 미소까지 머금고 있었죠. 정말 진짜 사람 얼굴 같았어요.
    아기 여우는 신기해서 가면을 앞발로 톡톡 건드려 보기도 하고, 킁킁 냄새도 맡아 보았어요. 그리고 가면을 데구루루 굴려 보기도 했죠.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가면 안은 텅 비어 있었어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죠.
    아기 여우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말했어요. "와, 정말 멋진 얼굴이다! 그런데 머릿속은 텅 비어 있네. 아무 생각도 없구나!"
    그리고는 총총총 다른 곳으로 가 버렸답니다. 겉모습이 아무리 근사해도, 그 안에 지혜나 생각이 없다면 별것 아니라는 것을 아기 여우는 알게 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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