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과 당나귀

    이솝 우화
    햇살이 반짝이는 어느 멋진 날 아침이었어요. 한 장사꾼 아저씨에게는 늠름한 말 한 마리와 조금은 힘이 약한 당나귀 한 마리가 있었답니다.

    어느 날, 아저씨는 시장에 물건을 팔러 가기로 했어요. 그래서 당나귀 등에는 아주 무거운 짐을 잔뜩 실었죠. 하지만 잘생긴 말 등에는 아무것도 싣지 않았어요. 말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룰루랄라 길을 나섰지만, 당나귀는 무거운 짐 때문에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우겨우 걸었어요.

    한참을 가던 당나귀가 너무 힘들어 말에게 부탁했어요.
    "말 친구야, 나 너무 힘들어. 네가 내 짐을 조금만 나눠서 져 줄 수 없을까? 이대로 가다간 내가 쓰러질 것 같아. 만약 내가 쓰러지면, 이 모든 짐을 네가 다 져야 할지도 몰라. 어쩌면 내 가죽까지도 말이야."

    하지만 말은 콧방귀를 뀌며 쌩 하고 지나갔어요.
    "흥! 그건 네 일이잖아. 나는 편하게 가는 게 좋아."

    불쌍한 당나귀는 결국 너무 지쳐서 길 위에 털썩 쓰러지고 말았어요. 그리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답니다.

    장사꾼 아저씨는 어쩔 수 없이 당나귀 등에 있던 모든 무거운 짐을 말 등 위로 옮겨 실었어요. 그것도 모자라 죽은 당나귀의 가죽까지 벗겨서 말 등 위에 척 올렸답니다!

    말은 그제야 후회했어요.
    "아이고, 무거워! 당나귀가 조금만 도와달라고 했을 때 들어줄 걸. 괜히 거절했다가 이게 무슨 고생이야. 당나귀 말이 정말 맞았네."

    말은 무거운 짐에다 당나귀 가죽까지 뒤집어쓰고 낑낑대며 남은 길을 가야 했답니다.

    1804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