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염소
이솝 우화
햇볕이 쨍쨍 내리쬐던 어느 날, 여우 한 마리가 숲길을 터벅터벅 걷고 있었어요. 너무 목이 말랐던 여우는 두리번거리며 물을 찾았죠.
"아하! 저기 우물이 있네!"
여우는 우물 안을 빼꼼 들여다봤어요. 그런데 그만 발을 헛디뎌 우물 속으로 풍덩! 빠지고 말았답니다.
"어푸어푸! 아이고, 이를 어쩌나!" 우물은 너무 깊어서 여우 혼자서는 도저히 나올 수가 없었어요.
그때, 마침 염소 한 마리가 우물가로 다가왔어요. 염소도 목이 많이 말랐거든요. 염소는 우물 안에 있는 여우를 보고 물었어요.
"여우야, 거기 물맛이 어때? 시원하니?"
여우는 눈을 반짝이며 꾀를 냈어요.
"그럼! 아주 시원하고 달콤한 물이야! 이렇게 맛있는 물은 처음 마셔봐! 너도 내려와서 마셔보렴."
그 말을 들은 염소는 귀가 솔깃했어요. "정말? 그렇게 맛있다고?"
염소는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우물 속으로 첨벙 뛰어들었답니다.
염소가 정신없이 물을 마시는 동안, 여우는 재빨리 염소의 등 위로 올라탔어요. 그리고 염소의 뿔을 밟고 껑충! 우물 밖으로 뛰쳐나왔죠.
"잘 있어, 친구! 덕분에 살았네!"
여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숲 속으로 사라졌어요.
우물에 홀로 남겨진 염소는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답니다. 염소는 우물 안에서 한참 동안이나 후회했대요. "아이고, 내가 왜 여우 말을 그냥 믿었을까..." 하고 말이에요.
1415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