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수께끼

    그림 동화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다고 소문난 공주님이 살았어요. 공주님은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해서, 아주 어려운 수수께끼를 하나 냈죠. "누구든 이 수수께끼를 맞히면 나와 결혼할 수 있지만, 못 맞히면 궁궐에서 쫓겨날 것이다!"

    많은 용감한 사람들이 도전했지만, 아무도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주 용감하고 지혜로운 왕자님이 공주님의 이야기를 듣고 길을 나섰답니다.

    왕자님은 숲을 지나다가 신기한 것을 보았어요. 죽은 까마귀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 까마귀의 머리뼈에 아침 이슬이 가득 고여 있었죠. 왕자님은 목이 말라 그 이슬을 마셨어요. "음, 시원하다!"
    조금 더 가니, 길가에 죽은 말이 쓰러져 있었는데, 그 말의 갈비뼈 사이에 작은 새가 예쁜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더라고요! "와, 정말 신기한 일이네!"
    왕자님은 '아하! 이걸로 공주님에게 수수께끼를 내야겠다!' 생각했어요.

    드디어 궁궐에 도착한 왕자님은 공주님에게 말했어요. "공주님, 저는 공주님의 수수께끼를 맞히러 온 것이 아니라, 공주님께 수수께끼를 내러 왔습니다. 만약 공주님께서 제 수수께끼 세 개를 풀지 못하시면, 저와 결혼하셔야 합니다."
    공주님은 코웃음을 쳤어요. "흥, 세상에 내가 못 풀 수수께끼는 없어! 어디 한번 내보시지."

    왕자님이 첫 번째 수수께끼를 냈어요. "하나가 아무도 죽이지 않았는데, 열둘을 죽인 것은 무엇일까요?"
    공주님은 밤새 고민했지만 알 수 없었어요. 그래서 몰래 하녀를 왕자님 방으로 보냈죠. 왕자님이 잠꼬대로 답을 말할까 해서요.
    하지만 똑똑한 왕자님은 그럴 줄 알고 있었어요! 왕자님은 침대에 곰 가죽을 덮어놓고는 중얼거렸죠. "곰 가죽아, 곰 가죽아, 땀이 많이 나는구나!"
    하녀는 공주님에게 그대로 보고했고, 공주님은 '아하! 곰 가죽이구나!' 했지만, 그게 답은 아니었죠.

    다음 날, 왕자님이 두 번째 수수께끼를 냈어요. "죽은 것에서 살아있는 것이 나온 것은 무엇일까요?"
    공주님은 또다시 밤새 고민했지만 알 수 없었어요. 이번에는 다른 하녀를 보냈죠.
    왕자님은 이번엔 빗자루를 침대에 놓고 중얼거렸어요. "빗자루야, 빗자루야, 방을 참 깨끗하게 쓰는구나!"
    하녀의 보고를 들은 공주님은 '빗자루!'라고 외쳤지만, 역시 틀렸어요.

    세 번째 밤, 공주님은 '안되겠다, 내가 직접 가야지!' 하고 살금살금 왕자님 방으로 갔어요. 왕자님은 정말 자는 척하며 중얼거렸죠. "첫 번째 답은 까마귀 머리뼈 속의 이슬, 두 번째 답은 말갈비뼈 속의 새둥지... 아, 그리고 공주님이 내 망토 자락을 가져가셨네!"
    공주님은 깜짝 놀라 왕자님의 망토 한 조각을 쥐고 자기 방으로 후다닥 도망쳤어요.

    다음 날 아침, 공주님은 자신만만하게 말했어요. "왕자님, 제가 답을 다 알아요! 첫 번째는 까마귀 머리뼈 속 이슬, 두 번째는 말갈비뼈 속 새둥지죠!"
    왕자님은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공주님, 정말 똑똑하시네요. 그런데 혹시 어젯밤 제 방에 오셔서 이 망토 조각을 가져가신 건 아니겠죠?"
    왕자님이 망토 조각을 내밀자 공주님은 얼굴이 사과처럼 빨개졌어요.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거죠.

    결국 공주님은 왕자님의 지혜에 감탄했고, 약속대로 왕자님과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그리고 그 후로는 절대 잘난 척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귀 기울여 듣는 멋진 공주님이 되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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