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와 새와 소시지
그림 동화
아주 아늑한 작은 집에 아주 특별한 세 친구가 살고 있었어요. 바로 작은 생쥐, 노래 잘하는 새, 그리고 통통하고 맛있는 소시지였답니다.
셋은 서로 도우며 아주 사이좋게 지냈어요. 각자 맡은 일이 있었죠. 생쥐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물을 길어오고, 부엌 아궁이에 불을 피웠어요. 새는 가벼운 날갯짓으로 숲 속을 날아다니며 땔감으로 쓸 마른 나뭇가지를 모아왔어요. 그리고 소시지는 집에서 가장 중요한 일, 바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였어요! 보글보글 끓는 수프에 몸을 퐁당 담갔다 나오면 간도 딱 맞고 맛있는 요리가 완성되었죠.
이렇게 셋은 매일매일 행복하게 살았어요. 집안일도 착착 잘 돌아갔고, 저녁이면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웃음꽃을 피웠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가 숲에서 나뭇가지를 모으다가 다른 새들을 만났어요. 다른 새들이 새에게 물었어요. "너는 매일 힘들게 나뭇가지만 나르는데, 네 친구들은 집에서 편하게 지내는 거 아니니? 소시지는 요리한다고 하지만 그냥 수프에 몸만 담그면 끝이잖아!"
그 말을 들은 새는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졌어요. '정말 그런가? 나만 너무 힘든 일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집으로 돌아온 새는 친구들에게 투덜거렸어요. "얘들아, 우리 이제부터 일을 바꿔서 해보는 게 어때? 매일 똑같은 일만 하니까 지겹기도 하고, 공평하지 않은 것 같아."
생쥐와 소시지는 조금 놀랐지만, 새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어서 그러자고 했어요. "그래, 좋아! 그럼 내일부터 서로 일을 바꿔서 해보자!"
다음 날 아침이 밝았어요. 이제 소시지가 나뭇가지를 주우러 숲으로 가야 했어요. 통통한 몸을 뒤뚱거리며 소시지는 숲을 향해 걸어갔어요. 그런데 길에서 배고픈 강아지 한 마리를 만났지 뭐예요! 강아지는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소시지를 보고 군침을 꿀꺽 삼켰어요. 아이고! 소시지는 그만...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답니다.
한편, 집에서는 생쥐가 요리를 할 차례였어요. 생쥐는 소시지가 했던 것처럼 맛있는 수프를 만들고 싶었어요. "소시지처럼 하면 되겠지?" 생쥐는 뜨겁게 끓고 있는 수프 냄비 속으로 용감하게 폴짝 뛰어들었어요. 하지만 생쥐는 소시지가 아니었죠. 앗, 뜨거워! 생쥐는 그만 뜨거운 수프에 빠져 다시는 나올 수 없게 되었어요.
이제 새가 물을 길어올 차례였어요. 새는 우물가로 날아가 물통을 들었어요. 하지만 물통은 새에게 너무 무거웠어요. 낑낑거리며 물통을 끌어올리려다 그만 균형을 잃고 풍덩! 새는 깊은 우물 속으로 빠지고 말았답니다.
이렇게 해서, 서로 일을 바꾼 세 친구는 모두 아주 아주 슬픈 일을 겪게 되었어요. 각자 자기가 잘하는 일을 하며 서로 도울 때가 가장 행복하고 안전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게 된 것이죠. 그래서 세 친구는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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