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둑의 명수

    그림 동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은 아니고요, 바로 옆 마을에 살 법한 얀이라는 아이가 있었어요. 이 아이의 꿈은 아주 특별했답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멋진 도둑이 되는 거였죠! "도둑은 나쁜 거 아니냐고요?" 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어요. "저는 그냥 도둑이 아니에요.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물건을 살짝 빌려오는(?) 마법 같은 도둑이 될 거예요!"

    얀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주 유명한 도둑이었던 대부님을 찾아갔어요. 대부님은 얀의 이야기를 듣고는 빙긋 웃으며 말했죠. "좋다, 네 실력을 시험해 보겠다. 세 가지 어려운 일을 해내면 너를 최고의 도둑으로 인정해주마."

    첫 번째 시험은 백작님의 마구간에서 가장 아끼는 말을 아무도 모르게 데려오는 것이었어요. 마구간은 경비병들이 밤낮으로 지키고 있었죠. 얀은 밤이 되자 살금살금 마구간으로 갔어요. 경비병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키고 있었죠. 얀은 빙긋 웃으며 맛있는 포도주를 건넸어요. "피곤하실 텐데, 한 잔 하세요!" 경비병들은 고맙다며 꿀꺽꿀꺽 마셨고, 곧 깊은 잠에 빠졌답니다. 쿨쿨! 얀은 조용히 말을 끌고 나왔어요. 성공!

    두 번째 시험은 백작님 부부가 자는 침대의 시트와 백작 부인의 반지를 가져오는 것이었어요. 이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죠! 얀은 밤늦게 백작님의 성으로 숨어들었어요. 그리고는 미리 만들어둔 사람 모양의 허수아비를 창문 밖에 매달아 놓았죠. 그런 다음 창문으로 살짝 들어가 백작님 부부가 덮고 자는 시트의 한쪽 귀퉁이를 가위로 싹둑 잘랐어요. 그때 백작 부인이 잠결에 뒤척이며 말했어요. "여보, 도둑이 들었나 봐요!" 얀은 재빨리 낮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부인, 손가락의 반지를 이리 주시오! 그러면 조용히 사라지겠소." 깜짝 놀란 백작 부인은 얼른 반지를 빼서 얀에게 던져주었어요. 얀은 시트 조각과 반지를 들고 유유히 사라졌답니다. 또 성공!

    세 번째 시험은 마을 교회에서 목사님과 교회 관리인을 자루에 넣어 데려오는 것이었어요. 얀은 교회로 가서 목사님과 관리인에게 말했어요. "제가 아주 신기한 것을 보여드릴게요. 이 자루 안에 들어가면 천국을 살짝 엿볼 수 있답니다!" 호기심이 생긴 목사님과 관리인은 서로 먼저 들어가겠다며 자루 속으로 쏙 들어갔어요. 얀은 자루 입구를 꼭 묶고는 어깨에 둘러메고 대부님께 갔어요. 대부님은 자루를 풀어보고는 배를 잡고 웃었죠. "하하하! 얀, 너는 정말 대단한 도둑이구나!"

    이렇게 얀은 최고의 도둑이 되었어요. 소문은 금방 퍼져서 얀이 사는 마을의 백작님 귀에도 들어갔죠. 백작님은 얀을 불러 말했어요. "네가 그렇게 대단한 도둑이라고? 좋다, 내게서 세 가지 물건을 훔쳐 보아라. 성공하면 큰 상을 내리겠지만, 실패하면 감옥에 가두겠다!"

    첫 번째는 백작님이 가장 아끼는 살찐 황소를 훔치는 것이었어요. 얀은 할머니로 변장하고는 황소가 있는 곳으로 갔어요. 경비병들에게 "길을 잃은 늙은이라오. 이 맛있는 포도주나 한 잔 들게나." 하며 약을 탄 포도주를 주었죠. 경비병들은 할머니의 친절에 고마워하며 포도주를 마시고는 금세 잠이 들었어요. 얀은 유유히 황소를 끌고 갔답니다. 음매~

    백작님은 황소가 없어진 것을 알고는 화가 났지만, 얀의 실력에 놀랐어요. "두 번째는 내 금고에서 돈을 훔쳐 봐라!" 얀은 이번에는 밀랍으로 사람 모양 인형을 만들었어요. 그리고는 밤에 백작님의 침실로 가서 소리쳤죠. "백작님! 도둑을 잡았습니다! 이 자루 안에 있어요!" 백작님이 놀라 뛰쳐나오자 얀은 말했어요. "이 도둑이 돈을 주면 조용히 사라지겠다고 합니다." 백작님은 돈을 도둑맞느니 차라리 약간의 돈을 주고 도둑을 보내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얀에게 돈주머니를 주었어요. 얀은 돈주머니를 받고는 "도둑"이 든 자루를 들고 사라졌죠.

    백작님은 두 번이나 당하자 더욱 화가 머리끝까지 났어요. "마지막이다! 이번에는 나 자신을 훔쳐 봐라! 만약 성공한다면 내 딸과 결혼시켜주겠다!" (어, 이건 원래 이야기에 없는 건가? 아무튼 백작님은 엄청 화가 났어요!) 얀은 잠시 생각하더니, 아주 멋진 귀족으로 변장하고 백작님을 찾아갔어요. "백작님, 제가 숲 속에서 아주 근사한 잔치를 열었습니다. 함께 가시지요." 백작님은 멋진 귀족의 초대에 기꺼이 응했어요. 숲 속 잔치에서 얀은 백작님에게 맛있는 음식과 술을 계속 권했고, 백작님은 기분이 좋아져서 술을 많이 마시고는 그만 깊은 잠에 빠졌어요. 얀은 커다란 자루에 백작님을 쏙 넣고는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매달아 놓았답니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백작님은 자신이 자루 안에 갇혀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때 얀이 나타나 말했죠. "백작님, 제가 백작님을 훔치는 데 성공했습니다!" 백작님은 허허 웃으며 말했어요. "네가 이겼다! 너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도둑이구나. 약속대로 큰 상을 내리겠다."

    얀은 백작님에게 받은 상으로 아주 큰 부자가 되었고, 그 뒤로는 더 이상 물건을 훔치지 않고 자신의 지혜로 사람들을 도우며 행복하게 살았다고 해요. 하지만 여러분, 도둑질은 정말 나쁜 거예요! 얀은 동화 속 특별한 도둑이니까 가능한 이야기랍니다,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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