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조 그리핀
그림 동화
아주 먼 옛날, 한 나라의 예쁜 공주님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어요. 왕은 나라 안의 모든 의사를 불렀지만, 아무도 공주님의 병을 고치지 못했죠. 그때 한 늙은 현자가 나타나 말했어요. "공주님의 병을 고치려면 아주 멀리 있는 그리핀이라는 새의 깃털이 필요합니다."
그리핀은 무시무시한 괴물 새로 알려져 있어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어요. 그때, 왕의 막내아들이 용감하게 말했어요. "제가 그리핀의 깃털을 가져오겠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어리다고 비웃었지만, 왕은 아들을 믿고 허락했어요.
막내아들은 길을 떠났어요. 숲 속을 걷다가 길을 잃었는데, 한 친절한 할머니를 만났죠. 할머니는 막내아들의 사정을 듣고 작은 피리를 주며 말했어요. "이 피리는 아주 특별하단다. 위험할 때 불면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그리핀의 성에 가거든, 그리핀의 아내에게 도움을 청하렴."
막내아들은 할머니의 말대로 길을 가다가 커다란 성 앞에 도착했어요. 그곳이 바로 그리핀의 성이었죠. 성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데, 그리핀의 아내가 나왔어요. 생각보다 무섭지 않은 모습이었죠. 막내아들은 용기를 내어 공주님의 이야기를 하고 깃털을 구하러 왔다고 말했어요.
그리핀의 아내는 마음씨가 착했어요. "쉿! 곧 우리 남편이 돌아올 시간이에요. 남편은 사람 냄새를 아주 싫어하니, 제가 숨겨 드릴게요." 그리핀의 아내는 막내아들을 커다란 옷장 속에 숨겨주었어요.
얼마 후, "쿵쿵쿵!" 무서운 소리와 함께 그리핀이 날아왔어요. 그리핀은 코를 킁킁거리며 말했어요. "음? 어디서 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그리핀의 아내가 웃으며 말했어요. "여보, 무슨 소리예요. 배가 고파서 헛것을 맡으셨나 봐요. 제가 맛있는 저녁을 차려놓았으니 어서 드세요."
저녁을 먹으면서 그리핀의 아내가 물었어요. "여보, 당신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알잖아요. 궁금한 게 있는데, 옆 마을 우물은 왜 물이 말라버렸을까요?"
그리핀은 우쭐대며 말했죠. "흥! 그건 우물 밑에 커다란 두꺼비 한 마리가 앉아 샘을 막고 있기 때문이지! 그 두꺼비만 치우면 물이 콸콸 쏟아질 텐데!"
아내는 또 물었어요. "그럼 과수원의 사과나무는 왜 열매를 맺지 못할까요?"
그리핀은 껄껄 웃으며 대답했어요. "그건 나무뿌리 밑에 생쥐 한 마리가 굴을 파고 뿌리를 갉아먹고 있어서 그래! 그 생쥐만 쫓아내면 주렁주렁 맛있는 사과가 열릴걸!"
마지막으로 아내가 물었어요. "강가의 나룻배는 왜 아무도 건네주지 못하고 뱃사공 혼자 지키고 있는 걸까요?"
그리핀은 배를 두드리며 말했어요. "그건 아주 간단해! 뱃사공이 다른 사람에게 노를 넘겨주면 그 사람은 자유로워지고, 노를 받은 사람이 새로운 뱃사공이 되는 거야!"
그리핀은 배부르게 먹고는 깊은 잠에 빠졌어요. 그리핀의 아내는 살금살금 다가가 남편의 날개에서 깃털 세 개를 조심스럽게 뽑아 막내아들에게 주었어요. "어서 이걸 가지고 돌아가세요!"
막내아들은 고맙다고 인사하고 성을 빠져나왔어요. 돌아오는 길에, 막내아들은 그리핀이 알려준 대로 했어요. 물이 마른 우물에서는 두꺼비를 치워주니 맑은 물이 콸콸 솟아났고, 마을 사람들은 기뻐하며 금을 주었어요. 열매 없는 사과나무에서는 생쥐를 쫓아내니 곧바로 빨갛고 맛있는 사과가 주렁주렁 열렸고, 과수원 주인은 은을 선물로 주었죠. 강가에서는 뱃사공에게 노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라고 알려주었고, 뱃사공은 기뻐하며 막내아들을 강 건너편으로 태워주며 보석을 주었어요.
드디어 궁궐로 돌아온 막내아들은 그리핀의 깃털로 공주님을 치료했어요. 신기하게도 공주님은 금방 건강을 되찾았답니다! 왕은 크게 기뻐하며 막내아들을 칭찬했고, 공주님과 결혼시켜 주었어요. 그 후로 막내아들과 공주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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