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하인츠
그림 동화
이 세상에 하인츠보다 더 게으른 사람이 또 있을까요? 아마 없을 거예요! 하인츠는 일하는 것보다 해가 잘 드는 창가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걸 훨씬 더 좋아했어요.
어느 날, 하인츠는 생각했어요. "나도 결혼을 해야 할 텐데... 하지만 부지런한 아내는 싫어. 나처럼 느긋한 사람이면 좋겠어." 그래서 하인츠는 통통한 카트린과 결혼했답니다. 카트린도 하인츠만큼이나 움직이는 걸 싫어했어요. 둘은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죠!
두 사람에게는 소 한 마리가 있었어요. 그런데 소를 풀밭에 데려가 풀을 먹이는 건 너무 귀찮은 일이었죠.
하인츠가 말했어요. "여보, 이 소를 어쩌면 좋지? 매일 풀밭에 데려가는 건 너무 힘들어."
카트린이 대답했어요. "맞아요, 여보. 차라리 다른 걸로 바꾸는 게 어때요?"
그래서 하인츠는 소를 끌고 시장으로 갔어요. 거기서 돼지 한 마리를 가진 사람을 만났죠.
돼지 주인이 말했어요. "이 통통한 돼지, 정말 좋지 않소? 소랑 바꿉시다!"
하인츠는 생각했어요. '돼지라... 돼지는 소시지도 만들 수 있고, 돌보는 것도 소보다는 쉽겠지?'
"좋아요!" 하인츠는 신이 나서 돼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카트린이 말했어요. "와, 돼지네요! 이제 풀밭에 안 가도 되겠어요!"
하지만 돼지를 돌보는 것도 금방 귀찮아졌어요. 돼지우리를 청소하는 것도, 먹이를 주는 것도 힘들었거든요.
다시 시장에 간 하인츠는 거위 한 마리를 가진 사람을 만났어요.
거위 주인이 말했어요. "이 멋진 거위 좀 보시오! 돼지랑 바꿉시다!"
하인츠는 생각했어요. '거위라... 거위는 구워 먹으면 맛있고, 깃털은 베개도 만들 수 있겠네. 돼지보다 가벼워서 끌고 다니기도 편하겠어!'
"좋아요!" 카트린도 거위를 보고 기뻐했어요. "이제 돼지우리 청소는 안 해도 되겠네요!"
하지만 거위도 말썽이었어요. 시끄럽게 꽥꽥거리고, 아무데나 돌아다녔거든요.
하인츠는 또 시장으로 갔어요. 이번에는 숫돌을 든 사람을 만났죠.
숫돌 주인이 말했어요. "이 훌륭한 숫돌을 보시오! 칼이나 가위를 아주 날카롭게 갈 수 있소. 거위랑 바꿉시다!"
하인츠는 생각했어요. '숫돌이라... 무겁긴 하지만, 집에 하나쯤 있으면 유용하겠지. 시끄럽지도 않고, 먹이 줄 필요도 없고!'
"좋아요!" 하인츠는 낑낑대며 숫돌을 집으로 가져왔어요.
카트린은 무거운 숫돌을 보고 처음엔 얼굴을 찡그렸지만, 하인츠의 설명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래도 거위보다는 조용하겠네요."
어느 날, 하인츠는 숫돌을 우물가에 놓아두었어요. 그런데 발을 헛디뎌 숫돌이 그만 우물 속으로 풍덩 빠져버렸지 뭐예요!
하인츠는 처음엔 깜짝 놀랐지만, 곧 활짝 웃었어요. "아이쿠, 잘 됐다! 저 무거운 걸 어떻게 옮기나 걱정했는데, 이제 아무것도 안 해도 되잖아!"
카트린도 그 말을 듣고는 박수를 쳤어요. "정말 다행이에요, 여보! 이제 우리는 아무 걱정 없이 편히 쉴 수 있겠어요!"
그래서 하인츠와 카트린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게으르게, 하지만 아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정말 이상한 부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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