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려진 노끈

    그림 동화
    햇살 좋은 어느 마을에 착한 소녀가 살고 있었어요. 소녀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마음씨 좋은 할머니와 함께 살았죠. 할머니는 소녀에게 실을 잣는 물레 사용법, 베를 짜는 북 사용법, 그리고 옷을 깁는 바늘 사용법을 가르쳐 주셨어요. 소녀는 아주 부지런해서 할머니가 가르쳐 주신 대로 열심히 일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병이 들어 소녀에게 말했어요. "얘야, 나는 곧 하늘나라로 간단다. 이 작은 집과 물레, 북, 바늘을 너에게 남겨주마. 이것들로 부지런히 일하면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게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소녀는 혼자 남았지만 슬퍼할 겨를도 없이 물레로 실을 잣고, 북으로 베를 짜고, 바늘로 옷을 만들며 열심히 살았어요.

    그 나라 왕자님은 신붓감을 찾고 있었어요. 그런데 왕자님은 좀 특별한 신부를 원했죠.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부유한 아가씨를 아내로 맞이하겠다!" 라고요.

    소녀도 그 소문을 들었어요. "나는 정말 가난한데... 하지만 할머니가 물려주신 물건들 덕분에 부지런히 일해서 먹고 살 수 있으니, 어쩌면 내가 가장 부유한 걸지도 몰라?" 소녀는 생각했어요.

    소녀가 왕자님 생각을 하며 물레를 돌리자, 갑자기 물레가 손에서 톡 빠져나가더니 저절로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어요! 그러더니 반짝이는 황금 실을 쭉쭉 뽑아내며 문밖으로 데구루루 굴러가는 거예요. "어머나, 내 물레가!" 소녀는 깜짝 놀라 물레를 따라갔어요. 물레는 황금 실을 길게 늘어뜨리며 왕자님이 사는 궁궐을 향해 갔어요.

    소녀가 물레를 따라가는데, 이번에는 방에 있던 북이 갑자기 깡총 뛰어 나왔어요. "앗, 내 북까지!" 북은 물레가 만든 황금 실 옆으로 쌩쌩 달리더니, 순식간에 아름다운 무늬가 있는 멋진 양탄자를 짜기 시작했어요. 양탄자는 점점 길어져서 왕자님이 오실 길을 예쁘게 덮었죠.

    소녀가 신기해서 어쩔 줄 모르는데, 이번에는 바느질 상자에서 바늘이 톡 튀어나왔어요. "세상에, 바늘마저!" 바늘은 춤을 추듯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소녀의 작은 오두막집 안팎을 꾸미기 시작했어요. 창문에는 예쁜 커튼을 달고, 낡은 의자에는 폭신한 방석을 만들고, 벽에는 아름다운 수를 놓았죠. 순식간에 소녀의 집은 궁궐처럼 화려해졌어요!

    바로 그때, 왕자님이 신붓감을 찾아 소녀의 마을에 도착했어요. 왕자님은 길에 깔린 황금 실과 아름다운 양탄자를 보고 깜짝 놀랐죠. "이게 다 뭐지? 누가 이렇게 멋진 길을 만들었을까?"

    왕자님은 황금 실을 따라 소녀의 집으로 왔어요. 화려하게 변한 오두막집과 그 앞에 서 있는 소녀를 보고 왕자님은 물었어요. "아가씨, 이 모든 것이 당신이 한 일인가요?"

    소녀는 부끄러워하며 대답했어요. "저는 그저 할머니가 물려주신 물레와 북과 바늘로 열심히 일했을 뿐이에요. 이것들이 갑자기 마법을 부렸답니다."

    왕자님은 소녀의 이야기를 듣고 환하게 웃었어요. "바로 당신이군요! 가장 가난하지만, 그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착한 마음씨, 그리고 이 놀라운 재주까지 가졌으니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아가씨입니다!"

    왕자님은 소녀에게 청혼했고, 소녀는 기쁘게 받아들였어요. 둘은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물론, 마법의 물레와 북과 바늘도 함께 말이에요!

    1961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