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세 잎사귀
그림 동화
세상에 아주 용감하고 마음씨 착한 청년이 살고 있었어요. 이 청년은 모험을 좋아했지요.
어느 날, 청년은 이웃 나라의 아름다운 공주님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공주님에게는 조금 특별한 약속이 있었답니다. 만약 공주님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남편도 함께 무덤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누구도 그 약속 때문에 공주님과 결혼하려 하지 않았죠.
하지만 용감한 청년은 겁먹지 않았어요. 공주님을 만나보니 정말 아름답고 착해서, 청년은 공주님과 결혼하기로 마음먹었답니다. 왕도 기뻐하며 둘의 결혼을 허락했어요.
둘은 행복하게 살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슬픈 일이 생겼어요. 공주님이 그만 아파서 세상을 떠나고 만 거예요. 왕은 너무 슬펐지만, 약속은 약속이었어요.
그래서 청년은 슬픔에 잠겨 공주님과 함께 어둡고 조용한 무덤에 갇히게 되었어요. 먹을 것과 마실 것이 조금 있었지만, 청년은 너무나 외롭고 무서웠답니다.
그때, 스르륵 소리와 함께 뱀 한 마리가 무덤 안으로 들어왔어요! 청년은 깜짝 놀라 칼을 뽑아 뱀을 베어버렸어요. 잠시 후, 다른 뱀 한 마리가 살금살금 다가오더니, 초록색 잎사귀 세 개를 물고 와서 죽은 뱀의 몸 위에 올려놓았어요. 그러자 이게 웬일일까요? 죽었던 뱀이 다시 꿈틀거리며 살아나 다른 뱀과 함께 휙 사라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청년은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아! 저 신기한 잎사귀라면 공주님도 살릴 수 있을지 몰라!' 청년은 얼른 그 초록 잎사귀 세 개를 주워서 사랑하는 공주님의 몸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어요. 그러자 정말 놀랍게도 공주님이 다시 숨을 쉬고 스르르 눈을 뜨는 것이었어요!
청년은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질렀고, 밖에서 지키던 사람들이 문을 열어주었어요. 왕은 죽었던 딸이 살아 돌아오자 뛸 듯이 기뻐하며 청년에게 큰 상을 내렸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다시 살아난 공주님은 예전의 착한 마음을 잃어버린 것 같았어요. 자신을 살려준 남편인 청년을 점점 싫어하게 되었죠.
어느 날, 공주님은 청년과 함께 배를 타고 멀리 여행을 떠나자고 했어요. 그리고 몰래 배의 선장과 나쁜 계획을 꾸몄답니다. 깊은 밤, 청년이 갑판에서 잠든 사이에, 공주님과 선장은 그를 차가운 바닷속으로 밀어 빠뜨려 버렸어요! "이제 방해꾼은 사라졌어!" 공주님은 못되게 웃었죠.
다행히 청년에게는 아주 충직한 하인이 있었어요. 하인은 몰래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죠. 그리고 청년이 늘 소중하게 간직하던 그 신기한 초록 뱀 잎사귀 세 개를 가지고 있었어요. 청년이 혹시 몰라 하인에게 맡겨두었던 거예요.
하인은 재빨리 작은 구명보트를 타고 바다로 뛰어들어 청년을 찾아냈어요. 그리고 뱀 잎사귀를 사용해 청년을 다시 살려냈답니다.
청년과 하인은 쉬지 않고 노를 저어, 공주님의 배보다 먼저 왕궁으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왕에게 공주님과 선장이 저지른 끔찍한 일을 모두 이야기했죠.
얼마 후, 아무것도 모르는 공주님과 선장이 왕궁에 도착해서는 청년이 사고로 바다에 빠졌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하지만 왕은 이미 모든 진실을 알고 있었어요.
왕은 크게 화를 내며 소리쳤어요. "너희들의 악한 마음을 내가 모를 줄 알았느냐!" 왕은 당장 공주님과 선장을 구멍이 숭숭 뚫린 낡은 배에 태워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먼 바다로 쫓아 버렸답니다.
용감하고 마음씨 착한 청년은 그 후로 오랫동안 나라에서 존경받으며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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