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양과 아기 물고기
그림 동화
햇살이 반짝이는 어느 아침, 귀여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손을 꼭 잡고 길을 나섰어요. 둘은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오누이였죠. 하지만 두 아이에게는 아주 무서운 새어머니가 있었어요. 새어머니는 몰래 마법을 쓰는 마녀였는데, 아이들을 괴롭히는 걸 아주 좋아했답니다.
"오빠, 새어머니가 오늘은 또 우릴 어떻게 괴롭힐까?" 동생이 걱정스레 물었어요.
"괜찮아, 우리가 함께 있으면 아무것도 무섭지 않아!" 오빠는 씩씩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조금 떨렸어요.
결국 오누이는 새어머니를 피해 멀리멀리 도망치기로 마음먹었어요. 한참을 달려 커다란 숲 속 연못가에 다다랐을 때였죠. 오빠가 목이 말라 연못 물을 마시려고 몸을 숙이는 순간, 어디선가 새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흥, 도망칠 수 있을 줄 알고! 내 마법을 받아라! 너는 작은 물고기가 되어라!"
순간 번쩍! 빛이 나더니 오빠는 정말로 작고 귀여운 물고기로 변해 연못으로 풍덩 빠져버렸어요.
"오빠!" 동생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연못가에 주저앉았어요. 오빠 물고기는 물 위로 헤엄쳐 나와 동생을 보며 작은 입을 뻐끔거렸지만, 다시 사람으로 돌아올 수는 없었어요.
동생은 오빠 곁을 떠날 수 없어 연못가에 작은 풀잎 집을 짓고 살았어요. 매일 아침이면 오빠 물고기는 물가로 다가와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러던 어느 날, 새어머니가 커다란 바구니를 들고 연못으로 찾아왔어요. "호호호, 저기 통통한 물고기가 있네. 오늘 저녁은 맛있는 생선 요리를 해 먹어야겠다!"
새어머니는 낚싯대를 꺼내 오빠 물고기를 잡으려고 했어요.
오빠 물고기는 슬픈 눈으로 동생에게 말했어요. "동생아, 내가 만약 잡히거든, 내 뼈를 모두 모아서 저기 저 예쁜 꽃나무 아래에 묻어주렴."
결국 오빠 물고기는 새어머니에게 잡히고 말았어요. 동생은 눈물을 삼키며 새어머니가 생선 요리를 하고 남은 작은 뼈들을 몰래 모았어요. 그리고 오빠가 말한 대로 꽃나무 아래에 정성껏 묻어주었죠.
다음 날 아침,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오빠의 뼈를 묻은 꽃나무 가지에서 아주 예쁜 작은 새 한 마리가 나타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새엄마는 마녀, 우리 오빠 물고기 됐네!
새엄마는 욕심쟁이, 오빠를 꿀꺽 하려 했네!
착한 동생 눈물로, 뼈를 묻어 주었네!
나는 예쁜 새 되어, 이 모든 걸 노래하네!"
새의 노래를 들은 새어머니는 화가 나서 소리쳤어요. "웬 시끄러운 새소리냐!"
바로 그때, 작은 새가 부리로 커다란 돌멩이 하나를 콕 찍어 새어머니의 머리 위로 떨어뜨렸어요. "아야!" 새어머니는 돌멩이에 맞아 멀리멀리 날아가 버렸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답니다.
그러자 더욱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꽃나무 아래에서 오빠가 예전의 모습 그대로 환하게 웃으며 걸어 나오는 것이었어요!
"동생아, 고마워! 네 덕분에 마법이 풀렸어!"
오누이는 서로를 꼭 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어요. 그 후로 둘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아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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