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실 잣는 여자들
그림 동화
세상에서 실 잣기를 가장 싫어하는 소녀가 있었답니다. 얼마나 싫어했냐면, 실 잣는 물레만 봐도 얼굴을 찡그릴 정도였어요.
어느 날, 소녀의 엄마가 여왕님을 만났어요. 엄마는 그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우리 딸은 세상에서 실 잣기를 제일 잘해요! 얼마나 잘하는지 몰라요!" 하고 말해버렸죠.
여왕님은 귀가 솔깃했어요. "정말? 그렇다면 우리 성으로 데려와서 실력을 봐야겠구나." 여왕님은 소녀를 성으로 데려가, 산더미 같은 삼이 가득 쌓인 방 세 개를 보여주며 말했어요. "이 삼을 사흘 안에 모두 실로 만들면, 내 아들 왕자님과 결혼시켜 주겠다."
소녀는 눈앞이 캄캄했어요. "어떡하지? 난 실 잣는 거 정말 싫은데... 이건 절대 못 해." 소녀는 엉엉 울기 시작했어요.
바로 그때, 창문으로 이상하게 생긴 아줌마 세 명이 빼꼼 얼굴을 내밀었어요. 한 명은 발이 아주 넓적했고, 다른 한 명은 아랫입술이 축 늘어져 있었고, 나머지 한 명은 엄지손가락이 엄청나게 컸답니다.
아줌마들이 물었어요. "꼬마 아가씨, 왜 울고 있니?" 소녀가 사정을 이야기하자, 아줌마들이 말했어요. "우리가 도와줄게! 대신 네 결혼식에 우리를 초대해 줘. 그리고 우리를 '이모'라고 부르며 부끄러워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줄래?" 소녀는 너무 기뻐서 얼른 약속했어요.
그러자 세 아줌마는 방으로 들어와 솜씨 좋게 실을 잣기 시작했어요. 슉슉, 윙윙! 첫째 아줌마는 넓적한 발로 물레를 밟고, 둘째 아줌마는 축 늘어진 입술로 실을 침으로 적시고, 셋째 아줌마는 커다란 엄지손가락으로 실을 꼬았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산더미 같던 삼이 고운 실타래로 변했답니다! 사흘째 되는 날, 모든 방이 깨끗하게 비워졌어요.
여왕님은 약속대로 소녀를 왕자님과 결혼시켰어요. 멋진 결혼식이 열렸죠.
결혼식 날, 약속대로 세 아줌마가 찾아왔어요. 소녀는 반갑게 맞이하며 "제 이모들이세요!" 하고 왕자님께 소개했어요.
왕자님은 이모들의 독특한 모습에 궁금증이 생겼어요. "이모님들, 그런데 발은 왜 그렇게 넓적하세요?"
"아이고, 왕자님. 평생 물레를 밟아서 그렇지요."
"그럼 이모님은 입술이 왜 그리 늘어지셨어요?"
"실에 침을 묻히느라 이렇게 됐답니다."
"마지막 이모님은 엄지손가락이 왜 그리 크신가요?"
"실을 하도 꼬아서 그렇다오."
그 말을 들은 왕자님은 깜짝 놀랐어요. "세상에! 실 잣는 일이 그렇게 힘든 거였구나!" 왕자님은 사랑하는 아내를 보며 말했어요. "여보, 당신은 다시는 절대 물레 근처에도 가지 마시오! 저렇게 될까 봐 걱정되오."
소녀는 속으로 '야호!'를 외쳤답니다. 다시는 지긋지긋한 실 잣기를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렇게 소녀는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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