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명의 슈바벤 사람
그림 동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도 아니고, 바로 어제 일도 아니지만, 아무튼 슈바벤이라는 땅에 일곱 명의 친구들이 살았어요. 이 일곱 친구들은 스스로를 아주 용감하다고 생각했죠. "우리 함께 세상을 탐험하자! 무시무시한 괴물도 물리치고!" 친구들은 외쳤어요.
그래서 그들은 아주아주 길고 뾰족한 창 하나를 만들었어요. 얼마나 길었냐면, 일곱 명이 다 같이 들어야 겨우 들 수 있을 정도였답니다. 가장 용감하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맨 앞에 서고, 나머지는 그 뒤를 졸졸 따라 창을 꽉 잡았죠.
어느 날, 풀밭을 지나가는데 어디선가 "윙윙~ 붕붕~" 하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첫 번째 친구가 창을 꽉 잡으며 속삭였어요. "앗! 저건 분명 적군이 북을 치는 소리야!"
두 번째 친구는 귀를 쫑긋 세우더니 말했어요. "아니야, 저건 나팔 소리 같은데! 우리가 공격당할 건가 봐!"
일곱 친구들은 모두 무서워서 오들오들 떨었어요. 몇몇은 벌써 도망갈 준비를 했죠.
하지만 맨 앞에 있던 친구가 용기를 내어 말했어요. "내가 한번 가볼게! 모두 내 뒤에 숨어!"
그는 창을 앞으로 쭉 내밀고 살금살금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갔어요. 자세히 보니, 커다란 뒤영벌 한 마리가 꽃 주위를 맴돌며 꿀을 빨고 있었어요!
"휴! 그냥 벌이었잖아!" 친구들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요. "우리가 너무 예민했나 봐!"
얼마 후, 친구들은 넓은 들판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저 멀리 풀숲에서 뭔가가 꿈틀거리는 거예요!
"저... 저건 틀림없이 무시무시한 괴물이야!" 한 친구가 소리쳤어요.
"눈이 번쩍이는 걸 보니, 용이 틀림없어!" 다른 친구가 거들었죠.
"아니야, 저건 사자 발톱 자국 같아!" 또 다른 친구가 말했어요.
일곱 친구들은 다시 한번 창을 꽉 잡았어요. "하나, 둘, 셋! 돌격!"
그들은 "이야아압!" 소리를 지르며 풀숲을 향해 창을 휘둘렀어요.
그러자 풀숲에서 폴짝! 하고 하얀 토끼 한 마리가 깜짝 놀라 뛰쳐나와 멀리 도망가 버렸어요.
친구들은 멍하니 토끼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았어요. "어? 토끼였네?"
그래도 그들은 서로를 보며 어깨를 으쓱했어요. "우리가 힘을 합치니 저렇게 큰 괴물도 도망가는구나!"
모험은 계속되었어요. 이번에는 커다란 강을 만났답니다. 강물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가 없었어요.
마침 강 건너편에 어떤 아저씨가 보여서, 슈바벤 친구 중 하나가 큰 소리로 물었어요. "아저씨이이! 이 강 건널 수 있나요오오?"
그런데 그 아저씨는 슈바벤 말을 잘 못 알아들었어요. 그래서 독일 남부 사투리로 "뭐라고? 뭐라고?" (독일어로 "Wat? Wat?") 하고 되물었죠.
슈바벤 친구들은 그 말을 '얕다! 얕다!' (독일어로 'waten'은 '걸어서 건너다'라는 뜻이 있어요) 라고 잘못 알아들었어요.
"와! 저 아저씨가 강이 얕다고 하셔! 어서 건너자!"
친구들은 신나서 강으로 첨벙첨벙 뛰어들었어요. 하지만 이런! 강은 생각보다 훨씬 깊었어요!
모두 물에 흠뻑 젖고 허우적거렸지만, 다행히 서로 손을 잡아주고 끌어주며 겨우겨우 강둑으로 기어 나왔답니다.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된 일곱 친구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생각했어요. "음... 모험은 정말 재미있지만, 가끔은 좀 더 똑똑하게 생각해야겠어!"
그리고 그들은 다시 옷을 말리고 새로운 모험을 찾아 씩씩하게 길을 떠났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재미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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