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사람들
그림 동화
어느 마을에 엘사라는 이름의 소녀가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엘사는 한 가지 큰 비밀이 있었답니다. 바로 실 잣는 걸 아주아주 싫어한다는 거였죠!
엘사의 엄마는 매일같이 "엘사야, 어서 실을 잣아라!" 하고 말했지만, 엘사는 꾸물거리기만 했어요. 어느 날, 엄마는 너무 화가 나서 엘사를 야단쳤고, 엘사는 엉엉 울기 시작했어요.
마침 그 길을 지나던 여왕님이 엘사의 울음소리를 들었어요. "아니, 왜 이렇게 슬피 우는 것이냐?" 여왕님이 묻자, 엘사 엄마는 재빨리 거짓말을 했어요. "오, 여왕님! 우리 엘사는 실 잣는 걸 너무너무 좋아해서요, 제가 실을 더 못 구해준다고 하니 이렇게 서럽게 운답니다! 온종일 실만 잣고 싶어 하는 아이예요."
여왕님은 그 말에 깜짝 놀라며 기뻐했어요. "정말이냐? 그렇다면 내 성으로 가자꾸나. 내 성에는 아마 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을 게다. 그 실을 다 잣으면 내 아들 왕자님과 결혼시켜 주겠다!"
엘사는 속으로 '이게 무슨 일이야!'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여왕님을 따라갔어요. 성에는 정말로 방 세 개 가득 아마 실이 쌓여 있었어요. 엘사는 그 많은 실을 보자 눈앞이 캄캄해졌죠. "이걸 어떻게 다 해..." 엘사는 다시 엉엉 울기 시작했어요.
바로 그때, 똑똑! 누군가 창문을 두드렸어요. 창밖에는 조금 이상하게 생긴 할머니 세 분이 서 있었어요. 한 할머니는 발이 엄청나게 컸고, 다른 할머니는 아랫입술이 축 처져 있었고, 또 다른 할머니는 엄지손가락이 아주 굵었어요.
"얘야, 왜 우느냐?" 발 큰 할머니가 물었어요. 엘사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했어요.
할머니들은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우리가 도와줄 수 있단다. 대신 조건이 있어. 네 결혼식에 우리를 초대하고, 우리를 '친척 이모님들'이라고 불러주렴. 그리고 우리 옆에 앉혀줘야 해."
엘사는 너무 기뻐서 얼른 그러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발 큰 할머니는 물레를 휙휙 돌리고, 입술 처진 할머니는 실을 핥아 매끄럽게 하고, 엄지손가락 굵은 할머니는 실을 꼬아 튼튼하게 만들었어요. 며칠 밤낮으로 세 할머니는 방 세 개의 실을 모두 멋지게 잣아주었답니다!
여왕님은 약속대로 왕자와 엘사의 결혼식을 준비했어요.
드디어 결혼식 날! 엘사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왕자님 옆에 섰어요. 그때, 약속대로 세 할머니가 나타났어요. 엘사는 반갑게 맞이하며 "저의 소중한 이모님들이세요!" 하고 왕자님에게 소개했어요.
왕자님은 할머니들의 특이한 모습에 깜짝 놀라 물었어요.
"이모님, 실례지만 발은 어쩌다 그렇게 커지셨나요?"
"아, 왕자님. 이건 평생 물레를 밟아서 그렇답니다."
"그럼 이모님의 입술은요?"
"이건 실을 핥아서 이렇게 되었지요."
"그럼 이 엄지손가락은요?"
"이건 실을 꼬아서 이렇게 굵어졌답니다."
그 말을 들은 왕자님은 얼굴이 하얘졌어요. "맙소사! 이렇게 예쁜 내 아내가 실을 잣다가 저렇게 되면 안 되지!" 왕자님은 큰 소리로 선언했어요. "오늘부터 내 사랑하는 아내는 절대, 절대 실을 만지지 못하게 하겠다!"
그 말을 들은 엘사는 속으로 춤을 추었답니다. 실 잣는 걸 세상에서 제일 싫어했던 엘사는 그 후로 정말 행복하게 살았대요. 물론, 세 이모님들도 가끔씩 성에 놀러 와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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