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꺼비 이야기

    그림 동화
    아주 먼 옛날, 예쁜 공주님이 살고 있었어요. 공주님에게는 반짝이는 황금 공이 하나 있었는데, 그 공을 세상에서 가장 아꼈답니다.

    공주님은 매일 그 황금 공을 가지고 정원에서 놀았어요. 공을 하늘 높이 던졌다 받는 놀이를 제일 좋아했죠. 그러던 어느 날, 공주님이 공을 너무 높이 던지는 바람에, 그만 깊은 연못 속으로 풍덩! 빠져 버렸어요.

    공주님은 엉엉 울기 시작했어요. "내 황금 공! 어떡해!"
    그때, 연못에서 개굴개굴 소리가 들리더니, 못생긴 개구리 한 마리가 폴짝 나타났어요.
    "공주님, 왜 그렇게 슬피 우시나요?" 개구리가 물었어요.
    "내 소중한 황금 공이 연못에 빠졌어. 꺼낼 수가 없어." 공주님이 훌쩍이며 대답했어요.
    "제가 꺼내 드릴까요? 대신 제 부탁을 들어주셔야 해요."
    공주님은 너무 기뻐서 외쳤어요. "뭐든지!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다 줄게!"
    개구리가 말했어요. "저는 보석이나 예쁜 옷은 필요 없어요. 공주님의 친구가 되고 싶어요. 공주님과 함께 밥을 먹고, 공주님의 예쁜 침대에서 함께 잠들고 싶어요."
    공주님은 속으로 '흥, 개구리가 뭘 안다고!' 생각하며 대답했어요. "그래, 좋아! 어서 공이나 꺼내 줘!"

    개구리는 연못 속으로 첨벙 뛰어들더니, 금방 황금 공을 입에 물고 나왔어요. 공주님은 기뻐서 황금 공을 낚아채듯 받아 들고는 성으로 냉큼 달려갔어요.
    개구리가 뒤에서 외쳤어요. "공주님! 약속 잊으시면 안 돼요! 같이 가요!"
    하지만 공주님은 못 들은 척하고 성문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죠.

    다음 날 저녁, 공주님이 임금님과 식사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문을 똑똑 두드렸어요. 그리고는 개굴개굴 소리가 들렸죠. "공주님, 문 열어주세요! 저랑 약속했잖아요!"
    공주님은 얼굴이 하얘져서 문을 살짝 열어보았어요. 문 앞에는 어제 그 개구리가 폴짝폴짝 뛰고 있었어요! 공주님은 얼른 문을 쾅 닫아버렸어요.
    임금님이 물었어요. "얘야, 무슨 일이냐?"
    공주님은 마지못해 개구리와의 약속을 이야기했어요.
    임금님이 엄하게 말했어요. "약속은 지켜야 한다. 어서 개구리를 들어오게 하거라."

    공주님은 억지로 개구리를 식탁으로 데려왔어요. 개구리는 공주님의 접시에서 음식을 냠냠 맛있게 먹었지만, 공주님은 밥이 넘어가지 않았어요.
    밥을 다 먹자 개구리가 말했어요. "공주님, 이제 졸려요. 공주님 침대에서 같이 자고 싶어요."
    공주님은 징그러운 개구리와 한 침대에서 자야 한다니 너무너무 싫었지만, 임금님의 엄한 얼굴을 보고는 어쩔 수 없이 개구리를 데리고 자기 방으로 갔어요.

    공주님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화가 나서 개구리를 벽에 힘껏 던져 버렸어요. "이 더러운 개구리! 여기서 당장 나가!"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벽에 부딪힌 개구리가 바닥으로 툭 떨어지더니, 갑자기 눈부신 빛과 함께 멋진 왕자님으로 변하는 거예요!
    왕자님은 미소 지으며 말했어요. "고마워요, 공주님. 저는 사실 이웃 나라 왕자인데, 나쁜 마법사에게 마법에 걸려 개구리가 되었었답니다. 공주님 덕분에 마법에서 풀려났어요."

    공주님은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어요. 왕자님은 정말 멋지고 착했거든요. 둘은 곧 사랑에 빠졌고, 얼마 후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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