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늙은 할아버지와 어린 손자

    그림 동화
    옛날 어느 마을에 할아버지 한 분이 아들 내외, 그리고 귀여운 손자와 함께 살고 있었어요. 할아버지는 나이가 아주 많으셔서 손이 덜덜 떨리고, 눈도 침침하고, 귀도 잘 안 들리셨죠. 식사하실 때면 수저를 제대로 잡기 힘들어 음식을 자주 흘리셨어요.

    아들과 며느리는 할아버지가 식탁을 더럽히는 것이 점점 보기 싫어졌어요. 그래서 어느 날부터 할아버지를 따뜻한 난로 옆 구석자리에 앉히고, 값싼 나무 그릇에 음식을 담아 드렸답니다. 할아버지는 말없이 구석에서 혼자 식사를 하셨고, 가끔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셨어요.

    네 살배기 손자 미샤는 이 모든 것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어요.

    어느 날 저녁, 아빠와 엄마는 미샤가 마루에서 작은 나무 조각들을 가지고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것을 보았어요.
    아빠가 다정하게 물었어요. "미샤야, 뭘 그렇게 재미있게 만들고 있니?"
    미샤가 고개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어요. "이거요? 나중에 아빠랑 엄마가 할아버지처럼 늙으면 여기서 식사하시라고 작은 나무 그릇 만들고 있어요!"

    그 말을 들은 아들과 며느리는 얼굴이 새빨개졌어요. 너무나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죠. 그들은 자신들이 할아버지께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깨달았어요.

    그날부터 아들과 며느리는 할아버지를 다시 예전처럼 식탁으로 모셨어요. 할아버지가 음식을 조금 흘리셔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다정하게 도와드렸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웃으며 식사하는 따뜻한 저녁 시간이 다시 찾아왔고, 미샤도 할아버지 곁에서 재롱을 부리며 즐거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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