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똑한 그레텔

    그림 동화
    지글지글 맛있는 냄새가 부엌 가득한 날이었어요. 요리사 그레텔은 아주 중요한 손님이 오신다고 해서 특별한 요리를 하고 있었죠. 그건 바로 황금빛으로 잘 구운 통닭 두 마리였답니다!

    닭고기가 익어가는 냄새는 정말 참기 힘들었어요. 그레텔은 "음, 목이 마른데? 시원한 맥주 한 잔만 마실까?" 생각했어요. 지하실로 내려가 맥주를 한 잔, 두 잔... 어머나, 조금 많이 마셔버렸네요! 다시 부엌으로 돌아오니, 닭고기가 더 맛있어 보였어요. "간이 잘 맞나 조금만 맛볼까?" 한 입, 또 한 입... "어머나, 한 마리를 다 먹어버렸네!" 그레텔은 깜짝 놀랐지만, 이미 뱃속으로 들어간 닭을 어쩔 수는 없었죠.

    그때 주인님이 오셔서 말했어요. "그레텔, 손님이 곧 오실 테니 닭고기 잘 보고 있어!"
    "네, 주인님!" 그레텔은 태연하게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걱정이 태산이었어요.
    그런데 손님은 오지 않고, 그레텔은 남은 닭 한 마리를 보며 또 군침을 삼켰어요. "에이, 모르겠다! 이것도 마저 먹어버리자!" 그레텔은 남은 닭도 꿀꺽 해치웠어요. 이제 닭은 한 마리도 남지 않았어요!

    드디어 손님이 도착했어요! 주인님은 칼을 갈러 잠시 자리를 비웠어요. "손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맛있는 닭고기를 대접하겠습니다!"
    그때 그레텔이 손님에게 살금살금 다가가 속삭였어요. "손님, 큰일났어요! 저희 주인님이 손님 귀를 자르려고 칼을 갈고 계세요! 어서 도망치세요!"
    손님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 허둥지둥 도망쳤어요.

    주인님이 칼을 들고 돌아와 보니 손님도 없고 닭도 없었어요. "그레텔,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그레텔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어요. "주인님, 저 손님이 닭 두 마리를 들고 도망쳤어요!"
    주인님은 화가 나서 소리치며 손님을 뒤쫓아갔어요. "이놈아, 거기 서라! 한 마리만이라도 내놓고 가! 한 마리만!"
    하지만 손님은 그 말을 "네 귀 한 쪽만이라도 내놓고 가!"라는 말로 알아듣고 더 빨리 도망쳤답니다.

    그레텔은요? 배부르게 닭고기를 먹고는 부엌에서 씨익 웃고 있었답니다. 정말 똑똑한 건지, 꾀가 많은 건지 알 수 없는 그레텔이었어요!

    2067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