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렴, 춤추렴, 내 인형아!
안데르센 동화
햇살 좋은 어느 날 아침, 예쁜 발레리나 인형이 눈을 떴어요. 이름은 릴리였죠. 릴리는 그냥 인형이 아니었어요. 음악만 나오면 저절로 발끝을 세우고 빙그르르 춤을 추는 신기한 인형이었답니다.
릴리의 주인인 소피아는 릴리의 춤을 정말 좋아했어요. "춤춰라, 춤춰, 나의 릴리!" 소피아가 작은 오르골을 틀면, 릴리는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팔을 우아하게 뻗고, 발레 슈즈를 신은 발로 사뿐사뿐 춤을 추었죠. 방 안의 다른 장난감들도 릴리의 춤을 넋 놓고 바라보곤 했어요. 곰 인형은 박수를 치고 싶어 했고, 로봇은 신기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죠.
어느 날, 소피아는 릴리를 데리고 공원으로 소풍을 갔어요. 풀밭에 앉아 릴리의 춤을 보는데, 갑자기 바람이 휙! 불어와 릴리의 작은 모자가 날아가 버렸어요. 소피아가 모자를 주우러 간 사이, 호기심 많은 강아지 한 마리가 다가와 릴리를 톡! 건드렸어요. 릴리는 그만 데구루루 굴러 풀숲으로 사라지고 말았답니다.
릴리는 너무 놀랐지만, 용기를 냈어요. "소피아를 찾아야 해!" 릴리는 작은 발로 풀숲을 헤치며 걸었어요. 그때, 풀잎 위에서 쉬고 있던 무당벌레 아줌마를 만났죠.
"얘야, 어디 가니?" 무당벌레 아줌마가 물었어요.
"저는 길을 잃었어요. 혹시 제 주인 소피아를 못 보셨나요?" 릴리가 울먹이며 말했어요.
무당벌레 아줌마는 릴리를 위로하며 말했어요. "저쪽으로 가면 아이들이 많이 노는 곳이 있단다. 혹시 거기에 있을지도 몰라."
릴리는 고맙다고 인사하고 다시 씩씩하게 걸어갔어요.
얼마쯤 걸었을까요? 릴리는 작은 연못가에 도착했어요. 그곳에서는 개구리 악단이 시끄럽게 연주 연습을 하고 있었죠. 그런데 어쩐지 연주가 영 신나지 않았어요. 릴리는 용기를 내어 말했어요. "저, 혹시 제가 함께 춤을 춰도 될까요?" 개구리들은 깜짝 놀랐지만, 고개를 끄덕였어요. 릴리가 개구리들의 연주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하자, 정말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릴리의 아름다운 춤사위에 개구리들의 연주도 훨씬 경쾌하고 즐거워졌거든요.
바로 그때였어요! "릴리! 내 릴리!"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소피아였어요! 소피아는 릴리를 찾으러 연못까지 온 것이었죠. 릴리의 춤을 보고 단번에 알아본 거예요.
소피아는 릴리를 꼭 안아주었어요. "다시는 잃어버리지 않을게!" 릴리도 소피아의 품에 안겨 행복했어요.
그날 이후, 릴리는 소피아와 함께 더욱 신나게 춤을 추었답니다. 그리고 가끔 공원에 갈 때면, 개구리 악단과 함께 멋진 공연을 펼치기도 했어요. 릴리의 춤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춤이었으니까요.
1095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