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마음
안데르센 동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은 아니고요,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한 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한 젊은이가 살았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아주 특별한 선물을 남겨주셨죠. 그건 바로 '언제나 즐거운 마음'이었어요. 아버지는 말씀하셨어요. "아들아, 이게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이란다. 이걸 잘 간직하렴."
젊은이는 이 즐거운 마음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길을 가다가 예쁜 소녀가 훌쩍훌쩍 울고 있는 걸 봤어요.
"얘야, 왜 우니? 내 즐거운 마음을 조금 나눠줄까?" 젊은이가 다정하게 말했어요.
하지만 소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흥! 아저씨는 내가 우는 게 재밌어요?" 하고 더 크게 울어버렸어요.
젊은이는 어리둥절했어요. "아닌데... 정말 좋은 건데..."
다음엔 아주 중요한 나랏일을 하는 아저씨를 만났어요. 아저씨는 이마에 주름을 잔뜩 잡고 걱정스러운 얼굴이었죠.
"아저씨, 무슨 걱정 있으세요? 제 즐거운 마음을 좀 드릴까요? 그럼 기분이 좋아지실 거예요." 젊은이가 말했어요.
아저씨는 젊은이를 힐끗 보더니 "쯧쯧, 젊은이가 뭘 안다고. 세상일이 그렇게 즐겁기만 한 줄 아나?" 하고 가버렸어요.
시장에 갔더니 돈을 세느라 바쁜 아저씨가 있었어요. 젊은이는 또 다가가 말했죠. "아저씨, 제가 가진 즐거운 마음을 좀 나눠드릴까요?"
상인은 돈 세던 손을 멈추고 물었어요. "그게 돈이 되나? 돈 안 되는 건 필요 없어!" 하고 다시 돈을 세기 시작했어요.
이번엔 책을 아주 많이 읽은 똑똑한 아저씨를 만났어요. 그런데 아저씨는 세상이 나쁜 것투성이라며 한숨만 쉬고 있었죠.
젊은이가 "제 즐거운 마음을 받으시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일 거예요!" 하자, 아저씨는 "흥! 나는 이 슬픔 속에서 지혜를 얻는다네!" 하고 고개를 저었어요.
마지막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만났어요. 화가는 "훌륭한 예술은 고통 속에서 태어나는 거야! 너처럼 마냥 즐겁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못 해!" 라고 소리쳤어요.
젊은이는 조금 슬퍼졌어요. '아무도 내 즐거운 마음을 원하지 않는구나.' 하지만 그때 깨달았어요.
"아하! 즐거운 마음은 사탕처럼 나눠주는 게 아니구나. 그냥 내가 즐겁게 살면, 그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지는 거구나!"
그날부터 젊은이는 더욱더 즐겁게 살았어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환하게 웃어주었죠. 신기하게도 젊은이 곁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어요. 젊은이의 즐거운 마음이 햇살처럼 주변을 밝혔기 때문이에요. 젊은이는 그렇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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