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처의 괴조

    그림 동화
    햇살이 반짝이는 어느 마을 옆, 깊고 깊은 숲 속에 아주 수상한 마법사가 살고 있었어요. 이 마법사는 예쁜 아가씨를 보면 거지로 변장해서 다가가, 바구니에 몰래 넣어 자기 성으로 데려갔답니다.

    어느 날, 마법사는 한 아름다운 아가씨를 또 데려왔어요. "이것은 달걀이고, 이건 성의 모든 방을 열 수 있는 열쇠란다. 하지만 저기 저 방문은 절대로 열면 안 돼! 만약 열면 아주 무서운 일이 생길 거야. 달걀도 잘 간직해야 하고." 마법사는 이렇게 말하고는 훌쩍 떠났어요.

    아가씨는 궁금증을 참지 못했어요. '살짝만 보는 건 괜찮겠지?' 결국 금지된 방 문을 열고 말았죠. 아이쿠! 방 안에는... 끔찍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어요! 놀란 아가씨 손에서 달걀이 떨어져 피로 물들고 말았어요. 아무리 닦아도 핏자국은 지워지지 않았죠. 마법사가 돌아와 달걀을 보자마자 소리쳤어요. "네가 그 방에 들어갔구나!" 그리고는 아가씨를 방 안으로 끌고 갔답니다.

    얼마 후, 마법사는 또 다른 아가씨를 데려왔어요. 첫 번째 아가씨와 똑같은 일이 벌어졌죠. 호기심 때문에 금지된 방에 들어갔고, 달걀은 피로 물들었고, 결국 마법사에게 붙잡히고 말았어요.

    드디어 세 번째 아가씨가 마법사의 성에 오게 되었어요. 이 아가씨는 아주 똑똑했답니다. 마법사가 똑같이 달걀과 열쇠를 주며 말했어요. "이 방은 절대 열면 안 된다!" 마법사가 떠나자, 아가씨는 먼저 달걀을 안전한 곳에 살짝 숨겨두었어요.

    그리고 조심스럽게 금지된 방으로 갔어요. 문을 열자... 오, 세상에! 방 안에는 먼저 잡혀 온 두 언니가 있었어요! 아가씨는 슬펐지만, 용기를 내어 언니들을 다시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놓았어요. 그러자 놀랍게도 언니들이 다시 살아났답니다! 세 자매는 기뻐서 서로 부둥켜안았어요. 그리고 큰 상자에 언니들을 숨겼죠.

    마법사가 돌아왔을 때, 아가씨는 깨끗한 달걀을 보여주었어요. 마법사는 아주 기뻐하며 말했어요. "넌 내 시험을 통과했으니, 내 아내가 되어야 해!" 아가씨는 속으로 '흥!' 했지만, 겉으로는 "네, 좋아요. 하지만 먼저 제 친정에 황금 한 상자를 보내주세요. 제가 여기서 창문으로 지켜볼 테니, 중간에 쉬시면 안 돼요!" 라고 말했어요.

    아가씨는 황금으로 가득 찬 상자 맨 위에 두 언니를 숨겼어요. 마법사는 그 무거운 상자를 낑낑대며 들고 갔죠. 조금 쉬려고 하면 어디선가 "지금 쉬고 있군요! 다 보고 있어요!"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사실 그건 아가씨가 아니라, 창문에 놓아둔 해골 인형이었지만요!

    마법사가 떠난 사이, 아가씨는 꿀을 온몸에 바르고 깃털을 잔뜩 붙여서 아무도 못 알아보는 '피처의 새' 모습으로 변장했어요. 그리고 마법사의 성에서 열리는 결혼식 잔치에 갔죠. 마법사의 친구들이 "어이, 피처의 새야, 신부는 어디 있니?" 하고 물었어요. 아가씨는 "신부는 집 안에서 청소하고 있어요!" 라고 대답했죠.

    마법사가 돌아와서 아가씨를 보고도 못 알아봤어요. 그때, 아가씨의 오빠들과 친척들이 잔뜩 몰려왔어요! 그들은 마법사의 성 문을 모두 잠그고 불을 질렀답니다. 못된 마법사와 그의 친구들은 모두 성 안에서 벌을 받게 되었죠.

    똑똑한 아가씨는 두 언니와 함께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마법사에게서 가져온 황금으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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