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지 여행기

    그림 동화
    어느 마을에 아주 가난하지만 마음씨 착한 나무꾼 부부가 살고 있었어요. 부부에게는 한 가지 큰 소원이 있었는데, 바로 귀여운 아기를 갖는 것이었죠. "아주아주 작아도 괜찮으니, 우리에게도 아이가 있었으면!" 하고 매일 기도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정말 신기하게도 부인에게 아기가 생겼어요! 그런데 태어난 아기는 정말 작아서, 꼭 아빠의 엄지손가락만 했답니다. 그래서 부부는 아기에게 '엄지동자'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어요.

    엄지동자는 몸은 작았지만 아주 똑똑하고 용감했어요. 어느 날 아빠가 숲으로 나무를 하러 가는데, 마차를 끌 말이 말을 잘 안 듣는 거예요. 엄지동자가 말했죠. "아빠, 걱정 마세요! 제가 말 귀에 쏙 들어가서 길을 알려줄게요!" 정말 엄지동자는 말 귀에 폴짝 뛰어 들어가 "이리 가! 저리 가!" 하고 외쳤고, 말은 신기하게도 엄지동자의 말을 잘 따랐답니다.

    그 모습을 우연히 본 두 명의 낯선 아저씨들이 깜짝 놀랐어요. "와, 저렇게 작은 아이가 말을 다루다니! 우리가 저 아이를 사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큰 돈을 벌 수 있겠어!" 아저씨들은 나무꾼에게 다가가 많은 돈을 주겠다며 엄지동자를 팔라고 했어요. 아빠는 슬펐지만, 너무 가난해서 어쩔 수 없이 엄지동자를 보내기로 했죠.

    엄지동자는 아저씨들의 모자챙 위에 앉아 길을 가게 되었어요. 하지만 엄지동자는 부모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죠. 그래서 몰래 모자에서 뛰어내려 길가 쥐구멍으로 쏙 숨어버렸어요. 아저씨들은 엄지동자를 찾지 못하고 그냥 가버렸답니다.

    밤이 되어 엄지동자는 어두컴컴한 숲 속을 헤매다가 두 명의 도둑을 만났어요. 도둑들은 부자 목사님 댁을 털 계획이었죠. 엄지동자는 "제가 몸이 작으니 몰래 들어가서 문을 열어 드릴게요!" 하고 말했어요. 도둑들은 좋은 생각이라며 엄지동자를 데리고 갔어요.

    목사님 댁에 도착한 엄지동자는 창문 틈으로 쏙 들어갔어요. 그리고는 일부러 큰 소리로 외쳤죠. "여기 있는 거 다 내 거야! 이것도 내 거, 저것도 내 거!" 그 소리에 부엌에서 일하던 하녀가 잠이 깨서 도둑들은 깜짝 놀라 도망쳤고, 엄지동자는 건초더미 속으로 숨었어요.

    다음 날 아침, 하녀가 소에게 줄 건초를 가지러 왔다가 엄지동자가 숨어있는 건초더미를 소에게 줘버렸어요. "음매애애!" 소는 맛있는 건초와 함께 엄지동자를 꿀꺽 삼켜버렸죠. 엄지동자는 깜깜한 소 뱃속에서 소리쳤어요. "나 여기 있어! 나 좀 꺼내줘!"

    소 뱃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자 사람들은 소가 병에 걸렸다고 생각해서 소를 잡았어요. 엄지동자가 들어있던 소의 위는 아무도 모르게 쓰레기 더미에 버려졌죠. 그때, 배고픈 늑대 한 마리가 나타나 그 위를 꿀꺽 삼켜버렸어요. "아이쿠, 이번엔 늑대 뱃속이네!" 엄지동자는 또다시 깜깜한 곳에 갇혔어요.

    하지만 엄지동자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늑대 뱃속에서 큰 소리로 외쳤죠. "늑대야, 늑대야! 내가 아주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곳을 알려줄게! 우리 아빠 집에 가면 닭고기도 있고, 맛있는 빵도 잔뜩 있어!" 배고픈 늑대는 그 말에 속아 엄지동자의 집으로 달려갔어요.

    엄지동자는 늑대가 자기 집 부엌 창문으로 들어오도록 유인한 다음, 아빠에게 소리쳤어요. "아빠, 늑대예요! 어서 도끼로 늑대를 잡으세요!" 아빠는 깜짝 놀랐지만, 용감하게 늑대를 물리쳤고, 늑대 배 속에서 엄지동자를 무사히 구해냈답니다. 엄지동자는 다시 따뜻한 부모님 품으로 돌아와 아주아주 행복하게 살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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